유로존 채권시장 투자금 몰려온다

그리스·스페인 국채 '매수' 독일 국채 '매도'

입력 : 2015-07-21 오후 2:02:59
그리스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에서 탈출하면서 유로존 채권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로 유로존 역시 균열 봉합과 함께 성장성 보강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에 따른 결과다. 유로존 채권시장의 투매현상은 일단락됐다는 시장의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난주부터 그리스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크라우츠버거 블랙록 유럽 채권 대표는 "그리스채권시장에 대한 지나친 비관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그리스 채권매입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 창출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국채시장은 최근 일년 간 무려 23%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며 가파른 내리막 길을 걸었다. 이는 전세계 국채 가운데 최악의 기록이다. 하지만 구제금융 협상 타결 이후 국채금리는 현재 11%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15%선 가까이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리스 리스크 위기가 고조되면서 동반 내리막 길을 걸었던 경제 취약국인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시장도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JP모건은 스페인 채권 비중을 대폭 늘렸다. 단기 반등을 노린 전략적 베팅이다.
 
특히 스페인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포르투갈 등 다른 경제 취약국에 비해 경제회복에 대한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한편 그리스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77% 수준이지만 스페인은 98.5%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그렉시트 리스크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만큼 기존 전략을 수정하고 스페인 채권 매입을 시작했다"며 "지난달까지만해도 유로존 주변국 채권 비중을 축소했지만 리스크온 요인들이 사라진 만큼 적극적인 매입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향후 그리스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여타 주변국의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확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그리스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몇 달동안 유로존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통했던 독일 국채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던 자금은 다시 빠져나가고 있다. 단기적으로 급락한 그리스 등 재정 취약국가들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당분간 독일 국채 매도에 나설 생각"이라며 "비중을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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