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셀 코리아 본드?…매도 지속여부 주목

환율 상승으로 부담 커져…장기물과 선물은 사들여

입력 : 2015-07-20 오후 3:33:52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순유출(6000억원)로 전환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주까지 75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작년 5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국고채 순매도로 돌아섰고, 매도 규모도 지난 201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 잔액도 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107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지난 17일 현재 104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이달 둘째 주는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1조원 넘게 순매도한 탓에 보유잔고 감소가 두드러졌다.
 
그리스 사태로 외국인의 신흥국 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 약세 기조가 원화채권 순매도를 부추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50원을 상향 돌파했다.
 
과거에도 환율이 상승했던 시기 외국인들은 원화채권 보유를 크게 축소했다. 리먼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3분기~2009년 1분기, 그리스 문제가 처음 불거진 2010년 4분기,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2013년 3~4분기에 각각 22조원, 8조원, 7조원 가량을 줄였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협상이 진전된 지난주에도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도는 지속됐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경계심리과 한국의 수출기업 지원 정책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 지속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은 9월에 처음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채권이 갖는 환차익 메리트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최근의 순매도 흐름을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환율 급등세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 한 외국인 자금 이탈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7월 둘째 주 대규모 자금 이탈을 보인 외국인들은 지난주에는 순매도 규모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구간별로는 3년에서 5년 이하의 중기물은 순매도했지만, 5년 이상인 장기물은 중기물을 매도한 만큼 순매수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매도는 주로 중단기물 매도에 집중됐고, 일부 장기물은 순매수에 나섰다"며 "현물 채권에서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국채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오히려 2주 연속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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