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투자할 때는 투자자 성향과 상품 특징에 따라 여러가지 전략을 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최근 코스피는 2000포인트대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시장의 방향성, 특히 대형주의 흐름을 예측하기에는 미국 기준금리, 기업이익 등 불안요소가 여전하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부담이 있는 가운데서 안정적으로 주식에 분산투자하고 싶을 때 스마트베타펀드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스마트베타 전략은 ▲펀더멘털, 모멘텀, 고배당 성향 종목 구성 ▲저변동성 지수 등으로 대표되는 리스크 관리 ▲동일가중지수 형태의 포트폴리오 분산 등으로 구분된다.
'스마트베타'는 쉽게 말해 시가총액 가중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개념의 투자법이다. 이같은 전략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시도해볼 수 있다.
비가격적 요소 활용해 초과수익 추구
스마트베타는 지금과 같이 지수에 대한 부담이 있을 때 전략상 하나의 키(key)가 될 수 있다. 코스피는 지난 4월 수년간 지속한 박스권을 일시적으로 상향 돌파했는데, 다시 2000포인트대에서 오락가락이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월 조기 금리인상 우려는 낮아졌고, 그리스 문제도 협상 타결됐다. 국내에서는 추가경정 등 정책과 환율대책이 코스피 선순환의 고리가 될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큰 틀에서 국내증시는 안도랠리가 전개중이지만, 조선, 철강, 기계, 자동차 등 수출주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고된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환차손)이 외국인 순매수를 제한하고 있어 선진국과 비교해 증시 회복 속도는 더딘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형주의 반등은 단기 낙폭 확대로 인한 단순한 기술적 성격이 짙어 추세 여부는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시가총액 가중방식은 구조적으로 대형주 성과에만 편중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주 집중화가 심화된다. 최근과 같은 중소형주 강세 국면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성과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스마트베타는 이러한 구조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된 전략으로,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의 한 종류다. 패스브펀드는 주가지수 상품이 오르는 만큼 수익을 내는 구조다. 그런데 전통적인 시가총액 가중방식이 아니라 기업의 내재가치나 변동성 같은 비가격적 요소를 가중치로 활용하는 등 지수구성 방식을 다양화해 플러스 알파를 추구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펀더멘털, 모멘텀, 고배당 성향 종목 구성 ▲저변동성 지수 등으로 대표되는 리스크 관리 ▲동일가중지수 형태의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 등은 코스피와는 상관관계를 낮춰 초과성과가 나오는 구간이 다르기 때문에 세 가지 전략을 적절히 조합하면 안정적으로 초과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스마트베타 ETF, 연초 이후 4~20%대 수익
먼저 모멘텀 전략의 'TIGER모멘텀 ETF'를 보자. 이 ETF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위 이내, 20일 평균거래대금 10억원 이상, 상장 이후 13개월 지난 종목 중에서 가격(Price Momentum), 이익조정비율(Earnings Revision), 거래량(Volume Momentum)이 높은 30개 종목을 선정해 동일가중 방식으로 구성한다.
가격은 최근 한달을 제외한 12개월 수익률, 이익조정비율은 애널리스트 주당순이익(EPS) 추정, 거래량은 20일 평균거래대금 대비 5일 평균거래대금 증가율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기초지수는 'FnGuide 모멘텀 지수'다.
30개 종목으로 압축했고, 삼성전자가 편입돼 있지 않아 코스피 대비 추적오차가 12% 수준으로 코스피와는 큰 차이가 있다. 스타일상 '성장주'에 가깝다는 평가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를 기록중이다.
다음 로우볼(저변동성) 전략을 취하는 'TIGER로우볼 ETF'가 있다. 말 그대로 수익률 변동성이 낮은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인데, 구성방식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위 중에서 과거 5년간의 월간수익률로 산출된 변동성이 낮은 40종목을 추린다. 기초지수는 'FnGuide 로우볼 지수'다.
이 ETF는 시장에서 저평가된 가치주와 배당주의 비중이 높아 '가치주' 스타일에 가깝다는 평가다. 연초이후 수익률은 4.8%를 기록중이다.
마지막으로 동일가중 전략을 취하는 ETF인 'KOSEF블루칩 ETF'는 섹터와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구성해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MMK 블루칩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데, 이 지수는 대형주 구성종목 중에서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30억원 이상이고, FnGuide의 업종분류 기준 25개 섹터에서 연평균 시가총액 상위 2종목을 동일가중방식으로 구성한다. 삼성전자는 2.5% 편입됐으며 그 외에는 시가총액 상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형주' 포트폴리오 성격을 띤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8.6%를 기록중이다.
문수현 연구원은 "세 지수를 산출한 이후 누적으로는 모멘텀 지수 수익률이 연평균 30.9%로 가장 높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12.3%)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