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중국 신성장 패러다임 전환에 효과적 대처해야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 신창타이(新常態) 시대 돌입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모방에서 창신으로
자본재·중간재 위주 중국시장은 미래가 없다. 소비재에 주목을
리커창 총리 “대중창업(大衆創業), 만중창신(萬衆創新)은 개혁 내재”

입력 : 2015-07-28 오전 11:00:01
신창타이(新常態)시대의 중국경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중국경제전문가인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경제가 이미 세계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여러 가지 병폐들을 극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창타이는 중국경제의 ‘새로운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4년 5월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 간의 고도 성장기를 끝내고 새로운 상태로 이행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어떤 면에서 미국 자산운용사 핌코의 공동 최고경영자였던 엘 에리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 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조어 ‘뉴노멀(New Normal)’의 중국판이라 할 수 있다. 인민일보는 신창타이의 4대 특징으로 중고속(中高速)성장, 구조변화, 성장동력 전환, 불확실성 증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의 고속성장 병폐로 ‘과잉생산으로 인한 경기 후퇴와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 3대 리스크에 직면했으며, 소득 양극화, 환경오염, 부정부패 등 사회적 갈등(Social Malaise)이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신창타이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 ▲모방에서 창신 등을 설정했다.
 
우선 중국은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 기간 중 최저 평균 성장률을 6.5%로 책정하는 등 성장기어의 변속을 꾀해 중속성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는 양적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으로는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기에 우리의 수출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중(對中)수출 증가율은 2014년에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도 주요 요인이지만 그보다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공장을 지으면, 자본재 수요가 늘어나고 공장 돌리면 중간재 수요가 수반되는 구조를 보여 왔다. 한국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났던 것은 그 같은 중간재 수출증가에 힘입은 바 컸다.
 
그렇지만 과잉생산에 직면한 중국은 공장 짓는 속도도 느려지고, 자본재난 중간재의 수요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한 마디로 중국의 수입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수출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종래와 같이 자본재, 중간재 위주로 중국시장을 겨냥하면 미래가 없다. 소비재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경제의 또 다른 변모는 ‘모방에서 창신으로’를 기치로 내건 적극적인 해외투자 전략이다. 근래 들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2005년에서 2012년까지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자원 보유국(호주, 브라질 등)에 집중됐었다.
 
그러나 2014년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M&A를 통한 명품 브랜드와 첨단 기술 확보로 직접투자의 내용이 변하고 있다. 한국의 게임업체는 물론 대표적인 영유아제품브랜드인 ‘아가방’을 인수하는 등 중국기업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
 
중국의 ICT 삼인방인 바이두(B), 알리바바(A), 텐센트(T)의 성장은 세계시장을 주무를 정도다. 중국의 벤처 생태계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벤처캐피탈 규모만 해도 우리나라의 8배를 넘는다. 연간 M&A규모가 200억 달러로 미국의 절반에 이른다.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촌에는 약 2만개의 벤처기업이 입주해있다.
 
리커창 총리가 근래 강조한 “대중창업(大衆創業), 만중창신(萬衆創新)”은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천명이다. 리커창 총리는 “시장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정부는 장애물 제거와 플랫폼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저력과 변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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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