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미국계 화이자와 벌이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디자인과 입체상표 분쟁에서 연이어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비아그라 소송은 크게 4건이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비아그라의 디자인권 및 입체상표권을 연이어 무력화했다. 이로써 진행 중인 대법원 손해배상 3심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한미약품이 화이자를 상대로 청구한 비아그라 입체상표권 등록 취소심판에서 등록취소가 적합하다고 최근 심결했다.
다툼은 화이자가 한미약품이 비아그라의 디자인과 상표를 침해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 비아그라 복제약인 '팔팔'이 비아그라의 푸른색 다이아몬드 형상을 베꼈다는 게 청구 요지다.
한미약품은 즉각 바이그라의 디자인 무효, 상표 무효와 취소 소송을 각각 특허심판원에 청구하면서 맞섰다. 푸른색 다이아몬드 형상이 바이그라 고유의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공방을 거듭한 끝에 디자인과 상표 소송은 한미약품이 모두 승소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2년 12월 디자인 침해 무효소송에서도 승소 확정판결(화이자 항소포기)을 받았다. 입체상표권 분쟁의 경우도 법원은 지난 2014년 8월 무효 1심에 이어, 이번에 취소 1심까지 모두 한미약품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화이자가 제기한 민사소송 3심에서도 한미약품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허심판원 판결이 3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민사소송의 경우 1심은 한미약품이 승소, 2심은 화이자가 이겼다. 현재 3심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화이자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의 대법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특허심판원 심결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이번 심결이 팔팔의 독자적 브랜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