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주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노조위원장(오른쪽)이 29일 올해 임금교섭에 관한 모든 사항을 김평득 공장장에게 위임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교섭에 관한 모든 권한을 회사 측에 위임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일 울산공장에 이어 여수공장도 위임을 결정했다.
한화케미칼 여수노조는 29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공장에서 김평득 공장장과 이항주 노조위원장 등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교섭 위임식을 열고 해당 내용을 담은 위임장을 사측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 대표단은 지난 3일 발생한 울산 공장 폭발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사업장은 다르지만 한 가족인 만큼 조속한 사고 수습과 정상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기 바라는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임금교섭을 사측에 위임했다"고 말했다.
김평득 공장장은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노조에 감사하다"면서 "한화 정신인 '신용과 의리'를 실천한 노조의 결정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한화케미칼의 노사간 임금 타결은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뤄져 의미를 갖는다. 통상 3개월 이상 걸리는 임금협상을 올해는 2개월 안에 마무리했다.
특히 노조 측에서 고통 분담과 위기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제안해 눈길을 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숱한 위기를 겪으며 형성된 '노사불이(勞使不二)'의 공감대 위에 '신용과 의리'의 한화 정신이 결합해 이뤄낸 결과"라며 "노조의 자발적 협조로 한화 정신이 다시 한번 빛 나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편 노사는 향후 안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수준을 더욱 강화할 것을 약속하며 강력한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