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8월 종전 70주년을 맞아 담화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의 지식인들이 “(아베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근린제국에 엄청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진정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아시아와 역사적 화해에 성공하는 담화를 기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침략에 대한 반성’은 언급하면서도 ‘식민지배 사죄’는 생략하는 식의 불완전한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이날 공동성명은 아베 총리에게 그같은 역사 퇴행적 모습을 보이지 말라는 고언이다.
성명에는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와 고은 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등 한국측 382명과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측 105명,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와 노암 촘스키 MIT 명예교수 등 미국·유럽측 37명 등 524명이 서명했다.
일제의 한국병합 100년이었던 지난 2010년 ‘한국병합은 불법이자 무효’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한·일 지식인들에 미국과 유럽 지식인들이 더해졌다.
이들은 미국을 향해서도 “미국의 ‘아시아 리밸런싱’ 전략은 군산복합체 주도형이 아니라 평화산업과 시민사회 주도형이어야 한며, 과거 온존과 군비 확산의 길이 아니라 과거 극복과 군비 축소의 길이어야 하며, 중국·북한 배제형이 아니라 그 나라들을 포용하는 형화 협력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5년 한일 그리고 세계 지식인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