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수입차, 불황속에서도 '위풍당당'

5천만원 이상 수입차 판매 비중 되레 증가

입력 : 2009-06-02 오후 5:21:00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축소된 수입 자동차 시장.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고급 수입차 판매는 오히려 위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1~4월까지 국내 시장 수입차 전체 판매량 중 5000만원 이상의 고가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5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수입차 판매 비중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최근 발표를 보면 지난1∼4월에 팔린 수입차 1만6903대 중 5000만원 미만 차량은 7818대로 전체 차량 판매 중 46.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53.2%에 비해 6.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5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수입차 판매 비중은 2003년 21.3%, 2004년 25.2%, 2005년 34.9%, 2006년 37.7%, 2008년 53.2%로 5년 내내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반면 5000만∼7000만원대 차량이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월 28.3%에서 올해 같은 기간 30.7%로, 7000만∼1억원대는 9.2%에서 11.6%로, 1억~1억5000만원대의 초고가 수입차는5.8%에서 7.1%로 각각 증가했다.
 
복득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저가 수입차 판매 비중이 떨어진 것은 그 가격대의 수입차를 구매하는 계층이 가격에 민감한데다 이번 경제 위기로 실질 소득이 감소한 때문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중저가 수입차 비중이 큰 혼다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이 엔고현상으로 기존 가격대로 차를 팔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수입판매 대수를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고가 수입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경제위기에도 소득 변동이 거의 없고,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5천만원 이상 수입차 판매 비중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얘기다.
 
특히 5000만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은 불황에 눈에 띄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고가 수입차 브랜드 벤츠는 지난 4월 761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월별 판매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767대 판매에 맞먹는 성적을 냈으며, 전달보다는 무려 26%가 넘는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BMW는 사상 세번째로 많은 939대의 월별 판매를 기록했으며, 폴크스바겐은 사상 두번째로 높은 월별 실적인 656대 판매를 기록했다.
 
불황속에도 이처럼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주양예 BMW 홍보부장은 “환율이나 경기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기 보다 일관된 가격 정책을 고수했다”며 “자동차가 안팔린다고 해서 가격을 내리면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어 오히려 서비스를 강화하고 리스부문의 금융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황기에도 꾸준히 신차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것도 판매 호조세를 보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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