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프로야구 선수들의 고통도 극심해지고 있다. 불볕더위에다 여러 불리한 요인들이 겹치며 올해 8월 선수들을 더욱 힘들게 할 전망이다.
올 시즌 144경기를 치르게 되는 가운데 각 구단은 이제 50회 전후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미 치른 경기수의 절반 수준이지만 부담은 더욱 커졌다. 더위 속 휴식 없이 치열한 순위다툼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무더위에도 많은 관중이 들어찬 여름 밤 포항야구장. ⓒNewsis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올해 장마기간 습도는 중부지방의 경우 예년의 62%, 남부지방의 경우 예년의 72%로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장마 이후로 북태평양 고기압 끝을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낮 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운동장에서 오랫동안 서있는 선수들에게 기온은 민감한 요소다.
실제로 오재원(두산)은 지난 달 26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NC전에서 어지럼증으로 쓰러졌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워 때문이었다. 다행히 검진결과 이상은 없다는 진단을 소견을 받았지만 지켜봤던 이들 모두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이같은 불볕 더위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휴식기는 없어졌고 월요일 경기마저 진행될 공산이 크다. 2013년 NC가 1군에 처음 진입한 이래 지난해까지 두 시즌 간 1군은 9개팀 체제로 진행되는 가운데 각 팀마다 돌아가며 사흘간의 휴식기를 챙겼다. 두 팀씩 붙다보면 늘 한 팀이 남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올해 KT가 1군에 포함된 까닭에 휴식기가 사라졌다. 선수들의 휴식일은 이제 월요일이나 경기취소의 경우뿐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제까지 취소된 경기 수가 너무 많아 문제다. 취소 경기수는 어느새 62경기가 됐다. 팀별로 10경기(롯데)~15경기(SK)가 취소됐다. 예년이라면 11월 중순까지도 취소된 경기의 일정을 다시 잡아 포스트시즌 일정을 진행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불가능하다. 11월8일 국제대회 '프리미어 12'가 개막하기 때문이다. 이동일과 하루 정도의 단체 훈련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5일까지는 포스트시즌을 마쳐야한다.
이 점 때문에 최근 야구계에서는 월요일 경기 실시가 논의되고 있다. 월요일 경기가 하루 2경기를 하는 더블헤더보다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주 열릴 각 구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오는 10일부터 진행될 수도 있다.
◇무더위에도 많은 관중이 들어찬 여름 밤 잠실야구장. ⓒNewsis
프로야구는 오는 4일부터 기존 3연전 일정에서 2연전 일정으로 재편된다. 매년 이맘때면 실시되는 정책이지만 무더위에다 경기 수 채우기에 대한 중압감이 있는 가운데 이동 간격까지 짧아진 셈이라 부담이다.
또한 올해 프로야구는 치열한 순위 다툼이 일상화된 상황이다. 1~4위 내 경쟁, 와일드카드 한 장을 놓고 벌이는 SK와 한화의 경쟁 등은 매 경기를 더욱 치열하게 하는 한편, 선수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