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부실 여파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건전성이 위협받자 정부가 추가 출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국책은행의 부실기업 관리 실패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국내 조선업의 부실로 건전성이 악화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 추가출자를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의 장기불황으로 중소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이어진데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까지 드러나면서 조선사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전성 지표가 하락하면 그만큼 이들 기관의 여신여력도 줄어든다.
산업은행 사진/뉴시스
수출입은행의 3월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0.38%로 지난 2012년 11.61%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4% 정도인 국내은행 평균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0.0%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2.04%로 국내은행 평균 1.56%보다 높다.
성동조선과 SPP조선, 경남기업, 모뉴엘 등의 부실여신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수치다.
정부는 이미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수출입은행에 750억원 추가 출자를 반영했지만 조선업 종의 부실이 확산되면서 내년에도 수천억원대의 추가 출자 필요해진 상황이다.
지난 2010년 이후 정부는 수출입은행에 거의 매년 1000억~1500억원 수준의 현금출자를 지원해왔다. 여기에 단발성으로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기업 주식 등을 현물출자 할 경우 큰 자금부담 없이 수출입은행의 대출여력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3월말 현재 BIS비율은 13.72%를 기록중이다. 수출입은행보다는 나은 수준이나 지난 2010년말 17.58%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하락추세를 그리고 있다.
올초 2조원의 현물출자가 이뤄져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만 향후 대우조선해양에 최소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BIS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은 현재의 자금력 하에서 흡수 가능한 정도라고 본다"며 "설비투자펀드나 유망서비스펀드 등 신규 정책사업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추가출자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