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보다 더 뜨거운 부동산 시장

현장 활동 어려운 날씨에도 매매·임대·분양 모두 거침없는 상승세

입력 : 2015-08-05 오후 6:12:20
중개업소를 들러 집을 보고, 견본주택에 방문하는 등 현장 활동 위주의 부동산시장 특성상 여름은 피할 수 없는 비수기다. 하지만 올해 여름 부동산 시장은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매·임대·분양 모든 시장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신고량은 1만2119건을 기록했다.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1만1232건보다 많은 주택거래가 신고됐다. 역대 7월 매매거래 신고량 3100건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많은 물량이다. 7월 매매거래량이 1만건을 넘긴 것은 2006년 집계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매매거래량 증가에 매매가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집계를 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64% 상승,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름방학과 맞물린 전세난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름방학을 이용한 학군 이동 수요와 가을 이사철 전셋집을 선점하기 위한 수요에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가세하며 물건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37% 올랐다. 이사철인 4월 0.90%, 5월 1.12%보다도 오히려 많이 올랐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시장에 물건이 귀해진지 오래됐다. 적은 수요에도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여름 비수기라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면서 "계절을 잊은 매매가 상승과 분양 광풍은 전세난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의 대체상품인 월세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보증금이 전셋값에 육박하는 월세인 준전세(반전세)는 지난달보다 0.03% 상승, 세입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매매시장 회복과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것을 확인한 건설사들도 분양을 늦추지 않고 있다.
 
리얼투데이 조사결과 이달에만 전국 40개 사업장에서 2만6361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7월 2만4069가구보다 9.5% 증가했다. 특히, 지난주 청약을 받은 '부산 대연 SK뷰 힐스'와 '연제 롯데캐슬&데시앙' 2개 단지에는 무려 28만명의 청약자가 몰리는 등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H건설 관계자는 "분양시장의 호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장이 좋을 때 하루라도 빨리 상품을 내놔야 한다"며 "올해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과거처럼 여름이라고 방문객이 줄거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개장한 부산 연제 롯데캐슬&데시앙에는 무더위에도 불구, 주말 3일동안 3만5000여명이 방문했다. 사진/포애드원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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