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치솟는 유가에 업종별 희비 '뚜렷'

(원자재값 비상)② 정유·대체에너지 '웃고', 유화·항공 '울상'
"산업전반 악영향 불가피"..대책마련 시급

입력 : 2009-06-09 오전 8:59:30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거침없이 오르면서, 산업별로 희비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대체로 많은 기업이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에 한숨을 쉬고 있지만, 일부 업종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원자재지수인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지난달 13.8% 오르면서 34년만에 최대 월간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상승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원자재 중 하나인 두바이유 가격은 7일 69.08달러를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안게되는 석유화학 업종과 해운·항공 업종 등이 울상을 짖고 있다.
 
반면 SK에너지와 같은 정유업체는 가격 결정력이 강한데다, 고도화 정제설비를 통해 정제마진까지 챙길 수 있어 수혜주로 분류된다.
 
또 해외 자원개발이 한창인 종합상사들도 원자재가격 상승이 호재로 작용한다.
 
임현우 SK네트웍스 대리는 “SK네트웍스는 중국 5대 구리광산과 제련소를 보유하고 있는 북방동업고분 유한공사의 광지분 39%를 보유하는 등 전세계 10여개국에서 자원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원개발을 하는 종합상사들이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태양광과 풍력,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분야도 유가 상승은 채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반면 석유화학업체들의 사정은 좀 복잡하다. 유가가 오르면 제품가격을 그만큼 올림으로써 원가 상승효과를 상쇄해왔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못된다.
 
최근 설비 증설에 나선 중국과 중동 화학업체들이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어, 원가가 올랐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항공과 해운업체들도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윤석 한진해운 유류구매파트 대리는 “유가 상승은 선박운항에 소요되는 유류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철도 트럭 등 내륙운송에 사용되는 유류비도 상승시켜 전반적으로 수익성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값 급등은 우리 산업 전반에 불투명성을 강화하기 때문에 산업별 유·불리를 떠나 정부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은 기업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며 “기업 차원에서도 선물시장을 통해 헷지 전략을 세우는 등 자구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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