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자유학기제 전면실시…학습감각 잃지 말아야

시범학교 학생들 “시험 대비 어려움 느껴”

입력 : 2015-08-11 오전 6:00:00
올해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가 전국 중학교의 80% 수준으로 확대된다. 내년부터는 모든중학교에서 전면 실시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1학년 1학기~2학년 1학기 중 한학기를 토론과 실습 등 참여형 수업과 진로 탐색을 위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운영하는 특별 학기다.
 
교육전문기업 비상교육이 2013년 8월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을 앞두고 중학생 17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자유학기제를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고교 진학 전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가 45%로 가장 컸다. 그러나 자유학기를 미리 경험한 일부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2학년이 됐을 때 학업에 다소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대상 인터넷강의사이트인 ‘수박씨닷컴’이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학년 때 자유학기를 보내고 2학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44%가 ‘시험 대비 감각이나 요령 상실’이라고 답했다.
 
‘1학년 교과 공부가 부족했다’거나 ‘2학년 교과 내용을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응답도 36%나 됐다.그렇다면 충분한 진로탐색 시간을 가지면서, 학습 감각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수박씨닷컴 학습전략 김승호 선임연구원은“자유학기에는 강의식 수업이 활동 중심 수업으로 바뀌지만, 수업 전 기본적인 교과 지식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 교과 지식은 활동 중심 수업의 기본이자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수업은 학습 진도를 나가는 대신 다양한 학습 활동 중심으로 채워진다. 학습 활동이 수업시간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기본 교과 내용을 알려주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 따라서 수업 전 스스로 기본 교과 내용에 대한 예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자유학기라고 해도 평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교과내용을 배운 뒤 시험 결과로 평가했다면,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얼마나열심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업 활동에 참여했는지 과정을 평가하게 된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자유학기제 기간에는스스로 교과 진도를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 교과 내용을 공부할수 있는 교과서나 참고서, 인터넷강의 등을 통해 하루 또는 일주일 정해진 분량의 교과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좋다.
 
수업 전에는 해당 단원 교과 내용을 미리 학습하고, 암기보다는 내용을 이해하고 개념을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수업 중 이해가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수업 후에 집에 돌아와 개념을 복습해야 한다.
 
특히, 노트에 예습한 내용을 스스로 적어보면 시각적으로 내용을 체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김 연구원은 공부한 후에는 꼭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표한 내용을 얼마나정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평가라는 목표가 없으면 혼자 하는 공부가 지루하고 싫증나기 쉬운 것도 한 이유다.평가 방식은 자체적으로 단원 별 마무리 문제나 교재의 중간·기말고사 대비 평가를 활용해 실제 시험처럼 임해보는 것이 좋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면 인터넷 강의 사이트의 평가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상을 주는 것도학습 의지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과목별 학습전략도 중요하다.
 
우선, 국어는 크게 비문학과 문학, 문법 등으로 나눠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수필, 설명문, 토의 등 비문학의 경우 글의 갈래에 따른 특징과 종류, 효과적인 내용 전달 방법 등을 정리하는것이 중요하다.
 
설명문은 글이 주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고, 논설문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다음에 올 내용을 유추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문학은 개별 작품마다 세부 내용을 꼼꼼하게 공부해야 한다. 이를테면 주요 부분의 함축적 의미나 화자의 심정 등을 짐작해보는 방식이다.
 
문학 작품은 갈래에 따른 정의와 특성,구성 요소 등을 추가로 정리해둔다. 문법은 용어를 중심으로 정의와 활용법 등을 정리해두면 효과적이다. 실제 예시문에서문법이 올바르게 사용되었는지 판단하는 것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영어는 교과서로 공부하되, 영역별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 문법과 독해, 어휘, 듣기 영역의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영어는 외국어라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하루에 일정한 분량씩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교재나 강좌 수준은 현재 자신의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것을 선택한다.
 
수학은 진도를 나가기에 앞서 지난 학기에배운 것을 문제를 통해 먼저 점검하고 보충학습이 필요한지 결정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다시 개념으로 돌아가 이해해야 한다. 현재 진도를 공부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자유학기에 해당하는 단원은 개념 이해를중심으로 공부하고, 교재나 강좌는 현재 자신의 실력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진도 나갈 부분이 어렵다면 개념 설명 위주의 기초 교재로 학습해야 한다”면서 “반대로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한 단계 높은 실력을 쌓고 싶다면 심화학습용 교재나 강좌를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단,무리한 심화학습 보다는 2학기 기본 교과 지식을 완벽히 쌓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회나 역사는 이해보다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다는 것이 난제이다. 때문에 공부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트를 정리한 다음에는 반드시 문제를 풀어보고 틀린 문제는 노트에 표시한 뒤 수시로 꼼꼼히 익히는 것이 좋다.
 
시간 순서대로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내용의 큰 그림을 그린 다음, 세부적인 내용을 공부한다. 이렇게 공부하면 좀 더 체계적으로 머릿속에 정리 되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효과가 생긴다.
 
과학은 단원별로 나오는 용어와 현상을 정리하고 스스로 설명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과학적인 현상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적용되는지를 중심으로 공부한다.실험은 주제와 과정, 결과를 상세히 정리해둔다. 각각의 실험 도구들의 쓰임새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리된 실험 결과를 통해알 수 있는 점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기본 교과공부를 소홀히 하면 그 다음 학기에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참여형 수업을 통해 꿈과 끼를 찾아가는 동시에, 스스로 기본 교과 지식을 학습해 가면서 공부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5월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대구시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선포식에서 대구서부중학교 학생들이 ‘날뫼북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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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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