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복귀한 SK그룹, ICT 사업 재편 본격화되나

SK주식회사 신사업 주목…계륵된 SK컴즈도 처리해야

입력 : 2015-08-16 오전 9:00:00
최태원 회장의 사면 및 복권으로 한 숨 돌리게 된 SK그룹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구조재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회장이 2년7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그룹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연말 주력 계열사의 사장단이 대폭 교체된 것도 이를 쇄신하기 위한 최 회장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 가운데, 복귀 이후 더욱 구체적인 구조재편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 경기 의정부 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SK C&C와 SK가 지난 4월 합병을 결의하면서 탄생한 통합법인 SK주식회사 C&C는 이달 1일부로 공식 출범했다. SK C&C 사업부를 잇는 SK 주식회사 C&C(이하 C&C)는 앞으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과 연계된 신규사업 추진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합병 후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 6월 개최된 기업설명회에서 당시 SK C&C와 SK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 목표를 제시하고, ▲IT 서비스와 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 ▲반도체 모듈 등의 5대 신성장 사업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 출범 시기와 맞물린 최 회장의 복귀 후 경영 전략과 신사업 추진 방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컴즈는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이 6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컴즈에 대한 지배구조는 SK주식회사­-SK텔레콤(자회사)-­SK플래닛(손자회사)-­SK컴즈(증손자회사)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플래닛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는 9월 말까지 SK컴즈 지분을 100% 인수하거나 전량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K컴즈를 매각할 곳은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올 1분기 5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SK플래닛이 SK컴즈를 온전히 떠안을 여력도 없다. 때문에 SK컴즈가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이동해 급한 불부터 끄거나, SK주식회사가 SK컴즈 지분을 확보해 향후 ICT 사업 재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사업 시너지 강화도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데 이어 최근 SK플래닛의 호핀 사업부문도 넘겨받으며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나아가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기반 역량은 향후 홈IoT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연내 20개 이상의 IoT 신규상품 출시를 계획중이고, ▲생활가치 ▲통합 미디어 ▲IoT 서비스 등 차세대 플랫폼 전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6년 LTE 가입자 성장 정체 이후 5G 도입까지 3~4년간 무선사업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유선사업 강화 움직임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으며,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같은 사업적 융합은 그룹 전체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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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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