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170900)의 전문의약품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주력제품의 특허만료와 신제품 발굴 부진으로 매출 침체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20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2788억원으로 전년(2919억원)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전문의약품 부문의 타격이 컸다. 같은 기간 전문의약품 매출은 1622억원으로 전년(1891억원)비 14% 줄었다. 이는 매출을 이끌던 주력제품이 줄줄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위염치료제 '스티렌(209억원)'은 올 상반기 전년비 29% 매출이 급감했다. 개량신약 고혈압치료제 '오로디핀(54억원)'은 전년비 21% 줄었다. 항혈전제 '플라비톨(119억원)', 고지혈증치료제 '리피논(115억원)', 허혈성개선제 '오팔몬(101억원)', 항히스타민제 '타리온(99억원)',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91억원)' 등이 모두 전년비 10% 이상 역성장했다.
매출을 이끌 신제품이 없다보니 전문의약품 부문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매출 상위 제품들은 출시된 지 오래됐다. 스티렌이 2002년, 타리온이 2004년 플라비톨·오로디핀이 각 2006년으로 10여년 전에 허가된 제품이다. 리피논이 2008년과 모티리톤이 2011년으로 가장 최근 허가를 받았다.
◇동아에스티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2002년 발매 후 한때 연매출이 900억원대까지 육박했으나 경쟁품목에 밀려 현재는 450억원대로 추락했다.(사진제공=동아에스티)
이들 제품은 매출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의 후속약물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점유율 경쟁에서도 밀리는 양상이다. 주력 제품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신제품 발굴이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체개발 최대품목인 스티렌은 연매출 최고 900억원까지 육박했지만 경쟁사가 만든 스티렌 개량신약에 점유율을 뺏겨 연매출이 반토막났다. 스티렌은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에서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7.5%로 하락했다.
특허만료된 대형약물의 복제약 시장에서도 동아에스티는 다양한 품목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전체 신제품 발매 수도 2013(1월~8월20일)년 16개에서 2015년(1월~8월20일) 9개로 줄었다.
사측은 신제품들을 줄줄이 발매해 매출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으로 주력 제품의 세대 교체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호중구감소중치료제 '듀라스틴'은 발매됐고, 당뇨병치료제, 위염치료제, 불임치료제 등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당뇨병치료제는 이미 포화상태고, 위염치료제는 스티렌 업그레이드 약물이어서 매출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중구감소중치료제와 불임치료제는 국내에서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동아에스티가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수출액은 결핵치료제 '크로세린' 등이 해외서 선전하며 올 상반기 627억원으로 전년(553억원)비 13% 증가했다.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가 미국에 진출했고, 폐렴으로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천연물신약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입을 앞두고 있다. 두 제품은 해외에서 상당히 시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회사의 전략적 선택에 의해서 시장성이 있는 품목은 꾸준히 신제품을 발매하고 있다"며 "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대표 제품의 특허만료로 실적 감소폭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