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신약 동아ST로 파트너 변경 왜?

허가상 처방질환 축소…시장성 떨어져

입력 : 2015-07-29 오후 6:34:40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의 관절염 신약 '아셀렉스'의 국내 파트너가 대웅제약(069620)에서 동아에스티(170900)로 넘어가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가상에 처방 가능한 질환의 축소가 대웅제약의 시장 철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웅제약보다 계약금액을 두배 이상 지불한 동아에스티가 반쪽짜리 약물을 들고 얼마나 팔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대웅제약과 체결한 아셀렉스의 국내판권 독점계약을 27일 해지했다. 지난 2월 계약 체결 이후 6여개월만에 협업이 깨진 셈이다.
 
대신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동아에스티와 손을 잡았다. 계약 규모도 대웅제약의 40억원대에서 85억원대로 올라갔다.
 
동아에스티는 아셀렉스를 대형약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웅제약이 갑자기 손을 뗀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아셀렉스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계열 관절염치료제다. 시장 규모는 50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1위는 600억원대의 한국화이자 '쎄레브렉스'다.
 
아셀렉스와 쎄레브렉스는 기존 NSAIDs 제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위장관장애, 출혈의 위험을 줄인 COX-2 억제제에 속한다. 국내 허가를 받은 COX-2 억제제는 아셀렉스와 쎄레브렉스 2개뿐이다.
 
아셀렉스의 임상도 쎄레브렉스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목표 매출도 쎄레브렉스를 타겟으로 잡았다. 쎄레브렉스를 대체해 내년 150억원 정도가 목표였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허가상에 질환이 축소된 것이다. 쎄레브렉스의 적응증은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급성통증 완화 ▲원발월경통이다.
 
반면 아셀렉스는 골관절염으로만 허가가 나왔다. 나머지 4개는 제외됐다. 여기에 "환자의 전반적인 위험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단서조항도 달렸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투약을 지속할지 다른 약으로 변경할지 의료진이 판단하라는 말이다. 이는 대웅제약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최종 허가사항이 당초 예상과 달라졌다"며 "사업조건 협상을 다시 진행했으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판매계약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계약금액을 두배로 상향하면서까지 계약을 강행했다. 골관절염으로만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팔지는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쎄레브렉스가 지난 6월 특허만료돼 90여개사의 복제약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오리지널약을 선호하는 시장이 있다"며 "기존 제제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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