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넷째주 월요일 아시아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중국 증시 붕괴로 투매가 촉발됐고 중국발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감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전문가들은 중국 펀더멘털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며 부양책을 통한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49% 폭락한 3209.91에 장을 마쳤다. 상하이지수는 장중 9% 이상 내려 32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중국 시장 붕괴로 일본 닛케이, 홍콩 항셍, 대만 가권 지수는 일제히 4% 이상 내렸다.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아시아 시장 전역에 투매가 확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매의 원인으로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감을 지적했다. 21일 발표된 중국 8월 제조업 지표는 6개월 연속 둔화돼 6년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지수 반등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 발표된 부양책도 신뢰를 잃었다.
중국 정부는 전날 연기금이 주식 투자를 허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 신용 물량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당국이 연기금 투자를 확대해 간접적인 유동성 확충 정책을 취한 것이다. 이날에는 양로보험기금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부양책을 연이어 내놨다.
전문가들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추가 하락하는 것에 대해 중국에 대한 바닥난 신뢰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중국 경제 통계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며 지난달 수출과 투자, 생산에 이어 제조업 지표가 연이어 둔화되고 있어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 년 동안 글로벌 경제 생산의 15%를 차지해 온 중국이 무너질 경우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두려움이 고조됐다는 것이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중국 경제 전망이 심각한 우려 수준에서 패닉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붕괴로 인한 아시아, 글로벌 시장 추락은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실제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 경기 회복에 앞서 투자심리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추가 악재가 없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의 반등이 지지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들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으로 실물 경제로 유동성이 공급될 강력한 정책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책과 함께 유동적인 금융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며 “실물 경제로 자금 유입이 빠른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 인하 등의 정책이 이르면이번 주 안에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안후이성의 한 투자자가 증권사 전광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