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 수익 감소 3재 악재 '고민'

TV 실적 부진·경쟁사 난립 위기…정부는 발전기금 징수 확대

입력 : 2015-08-26 오후 5:31:34
홈쇼핑 업계가 최근 발생한 여러 악재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홈쇼핑'의 주력 판매채널인 TV 쇼핑의 실적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경쟁사는 오히려 늘고있는데다 정부는 각종 기금을 명목으로 자꾸만 돈을 걷어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개 홈쇼핑사의 TV 쇼핑 취급액은 총 8조9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300억원) 증가에 그쳤다. 12.9%(1조200억원) 증가했던 2013년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TV 쇼핑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GS홈쇼핑(028150)은 올 2분기 TV 쇼핑 취급액이 4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감소다. CJ오쇼핑(035760) 역시 2분기 TV 쇼핑 취급액은 4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줄어가는 TV 실적을 모바일이 이끌고 있다. GS홈쇼핑의 2분기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8.8% 증가했으며, 1926억원의 CJ오쇼핑도 20.6% 급등했다. 모바일 등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이끌어가고 있지만 '홈쇼핑의 상징'인 TV 쇼핑의 실적이 날로 부진하다는 점은 홈쇼핑 업계에서 가장 큰 고민이다.
 
이 와중에 최근 공영홈쇼핑 '아임쇼핑'이 개국하는 등 경쟁사는 점점 늘고 있다. TV홈쇼핑 사업자만 벌써 7개째. 여기에 최근 KTH 등 IPTV를 활용한 T커머스 사업에 뛰어드는 등 TV홈쇼핑이 점점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매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징수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도 걱정거리다. TV홈쇼핑 사업자는 매년 영업이익의 10~13%를 방발기금으로 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2013년의 경우 홈쇼핑 6개사는 555억원의 방발기금을 냈다.
 
이 와중에 미래부가 최근 홈쇼핑사를 상대로 UHD(초고선명·Ultra High Definition)발전기금 투자도 권유하고 있어 더 큰 고민에 빠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 측은 강제성이 없다며 특정 금액을 지정하는 것이 아닌 '찬조금' 개념의 자율 납부라고 강조했지만,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여기(미래부)서 진행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밑보일 수가 없어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올 초 메르스 파동으로 실적이 악화된 홈쇼핑 업계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UHD발전기금 마련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 나갈일은 더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게 채널 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해야 하는 송출수수료가 문제다.
 
이미 홈쇼핑 6개사가 지급한 연간 송출수수료의 총액이 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홈쇼핑 업계는 TV 취급액이 날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하며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SO는 오히려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홈앤쇼핑과 현대에이치씨엔(126560)(현대HCN) 간의 첨예한 대립도 이 같은 이유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홈쇼핑 업계가 TV 취급액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증가, 정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등으로 연일 악재가 겹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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