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KCC, 삼성물산 합병 평가손실 1.5조

입력 : 2015-08-26 오후 5:33:52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을 모두 보유한 국민연금기금과 KCC가 2개월 사이에 1조5000억원의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6월25일부터 8월25일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종목에서 국민연금과 KCC는 각각 6583억, 8386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주식 평가액은 2개월동안 1조2202억원에서 8304억원으로 3898억원(31.9%) 감소했다. KCC도 7219억원에서 4264억원으로 2955억원(40.9%) 급감했다.
 
제일모직의 경우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은 1조1794억원에서 9109억원으로 2685억원(22.8%) 줄었으며, KCC는 2조3856억원에서 1조8425억원으로 5431억원(22.8%) 감소했다.
 
현재 국민연금과 KCC는 삼성물산 지분을 11.61%, 5.96%씩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 지분은 국민연금이 5.04%, KCC가 10.19%를 가지고 있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이 지난달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일모직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양사의 합병이 장기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합병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찬성 의견을 낸 데다 SK와 SK C&C의 합병 때와 달리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조차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의사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일 국민연금에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합병 찬성으로 인해 국민의 연금재산 500조원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의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기금운용본부 자체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미심쩍은 절차를 통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고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는 사유를 들어 거부했다"며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 승인이 난 지난달 17일 10.39% 급락한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국민연금이 수천억 원의 손실을 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하락뿐 아니라 KCC의 주가하락으로 또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국민연금은 KCC의 지분 12.1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합병이 결정되던 지난달 17일 54만원이던 KCC 주가는 이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37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KCC는 삼성물산이 보유하던 자사주 899만주를 6743억원에 사들여 삼성 합병에 일조했다. 
 
이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합병 이벤트 종료에 따른 이슈 해소와 합병에 실망한 외국인들의 이탈 등이 다각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주가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23일 제일모직은 분기실적 공개와 함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밝혔다. 
 
삼성물산은 주주 친화정책도 내놨다. 외부 전문가 3명이 포함된 거버넌스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에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주주에게 정기적으로 회사의 경영상황과 계획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주주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을 밝혔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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