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중국 정부의 정책에 메말랐던 상하이증시가 3000선을 회복하며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정책에만 기대감을 갖기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되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부분도 컸다며 회복 여부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PBOC)은 역환매조건부채권(RP) 1500억위안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동시 인하 카드를 꺼낸 지 이틀 만이다. 26일에는 주식 시장 마감 이후 단기유동성조작(SLOs)을 통해 시중 은행에 14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사흘 연속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
지속되는 유동성 잔치에 중국 증시의 불안 심리는 일단락되는 듯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5.34% 오른 3083.59를 기록했다. 6거래일 만에 급반등하며 3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양책 약발이 투자심리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시 안정의 근거로 위안화 움직임에 주목했다. 정책 효과로 증시가 회복하면서 위안화 평가 절하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띈 것이다.
이날 PBOC는 달러·위안 환율을 전날보다 0.065% 내린 달러당 6.4085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11일 평가 절하와 달리 소폭의 조정이긴 했지만 이날 주식시장 자금 유입으로 인해 위안화는 장중 내내 소폭의 강세를 띄었다.
상하이에 위치한 외환은행의 한 트레이더는 “정부의 부양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렸고 위안화 강세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부양책들의 목적이 단순 증시 부양 효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자본 유출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는 이번 유동성 정책의 초점은 최근 은행들간 유동성 감소와 외환 시장 중재, 자본 유출에 맞춰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도 조금씩 사그러드는 분위기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에 대한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감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8년부터 지적되어온 부채 등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나 정부가 재정 측면에서 상당한 탄약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의 우려는 단기적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이 성장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 연관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즈(FT) 칼럼니스트는 “새로운 글로벌 정상으로 떠오르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7%를 하회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가운데 글로벌 매크로 환경과 연결된 외환시장의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펀더멘털 개선 여부는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 시세를 끊임없이 체크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주식중개소의 모습.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