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시장충격 대비하는 역발상 전략

입력 : 2015-09-02 오전 6:00:00
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able컨설팅&글로벌팀 팀장
폭풍전야의 모습이다. 중국 상해종합증시는 투매가 나오며 한때 3000포인트를 하회했다. 당국의 유동성 공급, 경기부양 조치로 회복의 불씨를 지피고 있지만, 투자심리 회복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9월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위기설은 언제나 그렇듯 중첩된 악재에 투자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시장은 위태롭기 그지없다.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올 들어서만 10.6% 넘게 하락했다. 절대적인 레벨 자체가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신흥국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15.8% 하락하며 지난 2011년 이후의 박스권 하단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중국 경착륙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고, 위안화가 평가절하된 가운데 신흥국 경제마저 혼돈에 빠져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은 과거의 신흥국 유동성 위기라는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위험변동성이 높아지는 구간일수록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리뷰하고,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문제의 핵심은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갈 엔진이 식고 있다는 점이다. 양적완화 효과로 연명했던 세계 경제는 통화정책의 전환점을 앞두고 주변국에서부터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지만 취약한 펀더멘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증시 급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역발상 전략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투자의 대가들은 개인들의 투매가 나오고,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휩쓸릴 때 기업가치에 주목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으로 연결시키곤 했다. 상식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기술적 지표를 확인해 단기 바닥을 찾아 진입한 후 주가반등 이후에 차익실현하는 트레이딩 방법, 펀더멘털이 제법 괜찮은 우량 자산이 시장의 투매에 휩쓸리며 저평가 영역까지 하락했을 때 분할매수로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투자법이다.
 
최근 시장의 낙폭이 커진 상황에서 역발상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두 번째 방법이 접근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역발상이라고 하더라도 제약조건은 필요하다. 원자재 사이클과 동행하는 신흥국의 경우에는 원자재 소비 관련 신흥국에 비해 회복되는 정도가 약해 상대적으로 투자회수기가 지연될 수 있다.
 
필자는 하반기 남은 기간 동안 유동성 정책에 대한 기대가 재차 부각될 것으로 본다.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시장의 특징은 증시 급락 이후의 정책공조였다. 언제나 한 템포 늦긴 했지만,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했으며 시장은 합리적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전처럼 정책 여력이 크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비합리적 증시 급락이 계속되리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주가는 합리적 가격 수준으로 회귀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연말까지는 상대적 안전자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그렉시트 우려는 치프라스 총리의 사임과 재선거 실시로 다시금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아베총리는 지지율 하락으로 아베노믹스의 동력자체가 약화되고는 있다. 그럼에도 선진국의 양적완화라는 정책수단을 통해 정책기대가 남아 있고, 기업 수익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상대적 우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술적으로는 신흥국 자산 내에서 원자재 관련 신흥국에 대한 비중 축소 관점을 유지한다.
 
 
/오온수 현대증권 able컨설팅&글로벌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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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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