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진출을 자제해오던 외식사업 분야에 다시 속속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1일 공식 출범하는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가 최근 외식사업에 진출해 공격적인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000830)(옛
제일모직(028260))이 100% 지분을 보유한 삼성웰스토리는 북유럽식 샐러드바 뷔페 '프리가', 푸드코트 '델라코트' 등 각종 외식브랜드를 속속 내놓고 외식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호텔신라(008770)가 자회사 '보나비'를 통해 운영하던 커피·베이커리 카페 '아티제'와 레스토랑 브랜드 '탑클라우드' 사업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자 매각하고 철수한 바 있다.
동반성장위원회 권고사항에 따르면 연면적 2만㎡ 이상의 다중시설에 대한 대기업의 레스토랑 출점이 허용돼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 외식업체의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 또 대기업들이 식자재 유통 자회사를 보유한 경우가 많아 그런 이점을 바탕으로 매장 수를 급격히 늘리는 형편이다.
특히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의 이름을 숨기고 조용히 매장을 확장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프리가' 브랜드 홈페이지와 매장 어느곳에서도 회사명을 노출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매장의 영수증에도 상호명이 빠진 채 김동환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의 이름만 적혀있다. 프리가는 현재 서울과 부산·경남권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에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11월 옛 삼성에버랜드 급식사업부가 물적 분할돼 설립된 계열사로 주로 식자재유통과 급식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체적인 식자재 유통업을 통해 확보된 경쟁력으로 저가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프리가의 경우 1인당 이용 가격은 9900원(평일 런치 기준)으로 동종업계 샐러드바 레스토랑보다 저렴하다.
이에 대해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회사명을 밝히지 않는 것은 외식업 특성상 흔하게 이뤄지는 정책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최근 급식과 외식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식음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론칭한 브랜드"라고 해명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외식사업 진출은 주변 상권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과의 상생과도 거리가 멀어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특히 삼성이 기업명까지 감추며 떳떳하지 못한 모습으로 외식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프리가' 전경련점 매장 입구(왼쪽). 식사 영수증에도 삼성웰스토리라는 상호가 빠진 채 대표 이름에만 김동환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의 이름 석자가 적혀있다. 사진/이성수 기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