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 달간(8월3~31일) 3.34%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증시 폭락, 재차 불거진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 등 대외 악재들이 곳곳에 자리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외국인의 지속되는 매도세 등 수급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0일째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4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저성장 우려감이 국내 증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저성장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국내 증시도 피하기 힘든 환경에 놓여있다”며 “올 상반기처럼 강한 모멘텀이 생기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앞선 전망보다 회복세가 떨어지고 있다”며 “3분기 초인 7월부터 주요국 제조업지수와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하락폭이 커지고 있고,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것보다 약해질 수 있다”며 “이는 선진국의 약한 경제회복세와 신흥국에 대한 중국의 성장둔화 악영향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IMF는 올해 7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3.3%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 3.4%에서 하향된 수준이다.
이상화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수출 비중이 큰 나라인데, 수출이 좋지 못한 점 역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8월 수출은 39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하며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19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화 센터장은 “2100포인트를 넘어서다가 200포인트 가량 빠지며 1900선 초반에 머물러 있는데, 현 수준에서 등락하는 정도의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준호 센터장은 “1900선에서 밀리면 과매도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단, 중국 등 외부 여건이 좋지 못하고, 우리나라가 신흥국시장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해외 자본이 유입돼서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은 못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와 4분기 기업실적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당분간 진정되기 힘들 전망이다. 이상화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불분명하고, 저유가, 수요 약화, 중국 수출 감소 등의 순환고리가 끊겨 선순환 구조로 전환되기 전까지 외국인이 신흥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