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투자유치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탄력을 받고 있는 '구리 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 사업이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중앙투자 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으면서 발목이 잡혔다. 경기도 구리시는 행자부의 의견을 반영, 재상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전반적인 사업 일정 지연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유치에 이어 국내외 굵직한 대형 투자자들이 사업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반색했다.
이와 함께 시는 미국의 트레져 베이그룹, 베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등 2개사와 총 35억달러 규모의 투자협정(Investment Agreement)을 체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협정이 체결될 경우 향후 외자유치의 안정성이 확보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앞서 행자부 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았을 때 외국투자기관과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계약을 직접 체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당초 그린벨트 해제 후에 투자계약을 맺으려 했으나 행자부 의견에 따라 앞당겨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진행된 행자부의 심사에서 세 번이나 '재검토' 결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시 측은 미비점을 보완해 다음 달로 예정된 심사에서 재차 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 일정 지연과 추진동력 저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안대봉 시 도시개발사업단장은 "외국 민자 유치를 위한 책임 있는 계약 등을 제기했는데, 이를 포함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자료를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으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의 지자체 사업 발목잡기'라는 평이다. '재검토' 의견을 제시하면서 구리도시공사와 타공공기관도 재원부담방식으로 공동참여하라는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타 공공기관과의 공동재원 부담은 사업자체가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추진하는 사업이고, 이익금 중 90%가 국가 환수분이기 때문에 다른 공공기관은 수익성 문제로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 시 측 설명이다.
안승남 경기도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재정악화를 우려하는 행자부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사업 후 정부의 최대관심사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경기 동북권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만큼 중앙투자사업 심사 통과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의 '발목잡기'로 보이는 만큼 투·융자 심사 통과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사업은 구리시 토평동, 교문동, 수변동 한강변 일대 친수구역을 통해 산업·문화·주거 등 복합기능을 갖춘 '구리 월드디자인시티'를 오는 2020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호텔이나 공급 건축물에 사용되는 실내장식, 가구, 조명, 마감재 등을 주문 생산하고 유통하는 대규모 디자인 무역센터가 핵심 시설이다. 센터에는 관련기업 2000여곳이 입주하고 주변에는 디자인학교, 외국인 거주시설, 호텔 3곳, 주택 7558가구 등이 들어선다.
연간 50여회의 중대형 건축·실내장식·디자인엑스포 개최, 최소 180만명의 연간 방문객, 7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 11만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을 구리시는 예상하고 있다.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조성사업이 정부로부터 발목을 잡혔다.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조감도. 자료/구리시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