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주택은 사는 것이 아니고 사는 곳이다

입력 : 2015-09-09 오전 8:00:00
◇김성용 CR피플앤시티 대표
주택은 언제부터인가 거주보다는 ‘재테크의 수단’이자 ‘부의 척도’ 기준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2009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각 나라에 큰 후유증을 남겼고, 우리나라 역시 주택시장의 점유형태에 대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면서 부동산 산업이 침체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에서는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양적 완화정책을 비롯한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고, 우리 정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현정부는 수 차례에 걸쳐 매매시장과 치솟는 전세시장 등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대책을 발표했고 그 중에서 지난 해 9월에 발표한 ‘9·1부동산 대책’이 가장 큰 효과로 평가된다.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의 방안으로 발표된 대책의 가장 큰 골자는 주택 개발용지 공급방식의 변화이다. 정부는 3년 동안 택지개발촉진법을 통한 아파트 개발용지 공급 대신 재건축과 재개발을 통한 신규 아파트 공급과 공공주택법과 도시개발법을 통해 중소형 택지위주 개발로 전환해 아파트 용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당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미분양아파트와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 등 분양시장을 활성화 시킬 목적으로 청약시장을 개편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가격을 잡기 위해서 상대적 소득이 낮은 계층을 위해 임대주택을 2017년까지 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책 발표 당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재건축 규제 합리화’를 통한 활성화 대책이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되는데, 지방의 경우 과거 정부에서 시작된 혁신도시 중심의 신도시가 정착돼 가는 중이었고, 수도권은 보금자리주택으로 개발된 세곡지구와 내곡지구, 그리고 수도권 주변의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가 개발됐다. 하지만 서울 주택시장은 ‘특정 계층을 위한 개발이다’ 등 많은 이유 때문에 개발이 미뤄졌었는데, ‘9·1부동산대책’ 정책 발표로 개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주택시장이 침체화되자 재건축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거래량과 시장분위기를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고,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거래량은 점차 증가세로 바뀌었고 재건축시장 역시 강남4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또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라 단지 별 재건축 추진일정 또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9·1대책’을 살펴보면 실 거주수요자보다는 투자수요를 위한 정책에 가깝게 보인다. 물론 ‘9·1부동산대책’ 이전 많은 대책을 통해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조세와 금융 완화 정책을 발표하는 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상승 반등은 실패했다. 하지만 ‘9·1부동산대책’은 성공적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성공한 정책일까? 최근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청년실업률이 더욱 증가하고 대외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미국 양적 완화정책 중단에 따른 금리인상의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금리 인상의 환경에서 과연 누가 이곳에 진입을 꿈꾸겠는가.
 
주택은 다른 투자상품인 주식이나 채권 등과 비교할 때 고가가격의 특성을 지닌 상품이다. 특히 강남4구에 입지한 주택은 다른 지역에 비교하여 높은 가격을 가지기 때문에 일반 수요층들이 이 지역에 입성하기는 더욱 어렵다. 최근 주택시장 패러다임은 ‘소유’에서 ‘거주’ 형태의 변화로 인하여, 주택 매매의 수요층 연령대가 낮아져 30대와 40대에서 주택 매매거래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럼 과연 어떤 계층에 목표를 맞춰야 할까.
 
정책도 중요하지만 수요자가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력과 향 후 주택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주택을 매입할 때 금융기관의 저렴한 이자가 맞아질 때 거래량과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기존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실 거주수요층에 맞는 정책과 더불어 안전한 직장과 임금의 보장, 저렴한 금융기관의 금리, 마지막으로 국민들과 함께한다는 정부에 대한 강한 믿음이 아닐까.
 
우리나라 주택 수요자들은 주택을 거주 외에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소유해 왔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지역과 큰 면적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의 전유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경제 하락이 시작되면서 성공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던 큰 면적과 가격이 비싼 지역의 아파트는 속절없이 하락하는 가격을 경험했다.
 
경험이 가장 큰 재산이라 했던가. 금융위기 이후 주택 수요자의 패러다임과 스마트한 인식의 변화는 주택시장의 수요자시장으로 변화와 함께 ‘수요자 니즈(Needs)’를 충족하는 주택을 요구하는 시장으로 개편되었다. 주택은 이제 더 이상 매매차익을 위한 상품이 아닌 거주를 위해 필요한 상품이 되었고, 이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선진화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주택은' 사는 것'이 아니고 '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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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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