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수익 감소를 우려한
KT&G(033780)가 담배 수출과 부동산에 집중하며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6일 KT&G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T&G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1688억원, 영업이익 74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무려 35.6%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인 KGC인삼공사 등을 뺀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1조4461억원, 영업이익 660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0%, 35.8% 증가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은 내수 담배 수요의 감소로 이어져 성장은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2분기 우리나라의 내수 담배 총수요는 181억본(개비)으로 전년동기 224억본 대비 19.2% 감소했다. 이 중 KT&G의 판매수량은 106억본으로 같은기간 139억본 대비 23.8%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조사를 보더라도 흡연자의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성인남녀 2544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를 조사한 결과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올해 남성 흡연자(최근 1년 내) 7명 중 1명이 금연했으며 흡연률은 전년 대비 약 5.8%p 줄었다. 이는 최근 5년간(2009~2013년) 흡연률 감소폭(4.8%p)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영향에 따라 KT&G의 2분기 내수 매출액은 448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정부 산하기관에서 담배값이 오르면 국내 담배시장 전체 판매량이 3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내수 판매 감소는 지속되겠지만 이와 관계 없이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KT&G는 내수시장의 감소를 해외 수출 확대와 부동산 사업 강화 등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수출액은 181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무려 53.2% 증가했다. 판매 수량의 경우 수출이 109억본, 해외법인 판매가 13억본을 기록해 총 122억본을 팔아치우며 내수 판매를 뛰어넘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란 등 중동지역과 러시아의 판매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수출국 역시 이란 주변국가 등으로 꾸준히 확대하면서 총 55~60개 사이로 늘렸고 소규모 지역부터 시작해 점차 판로를 확대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KT&G는 최근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내부적으로 자체 부동산사업실을 신설해 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리조트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서울 남대문시장 인근에 비지니스호텔을 건설할 예정이며 최근에는 서울 인사동 '쌈지길' 인수를 위한 펀드에 간접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는 KT&G의 신임 사장으로 어떤 인물이 선정되느냐에 따라 사업계획의 전면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KT&G는 모두 내부인사를 사장으로 승격시키며 계획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말들이 들려오는 상황이라 담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