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전문대학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어려워지면서 전문 직종에 초점을 맞춘 전문대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전문대 취업률이 4년제일반 대학을 앞선 지 오래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전문대로 진학하는 ‘유턴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1000여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부를 못해서 전문대를 간다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
최근 2016학년도 전문대 수시모집이 일제히 시작됐다. 전문대는 4년제 대학과 달리 수시 6회 제한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지원 기회의 폭이 넓다. 2016학년도 전문대 수시모집 주요사항과 이색학과 등을 함께 짚어봤다.
전문대는 등록금이 4년제 대학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기업이 연계돼 있어 졸업 후 바로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4년제 일반대학보다 취업률도 높다.
교육부가 공시한 2014년 대학졸업자 취업 현황에 따르면, 전문대 취업률은 남녀 각각 61.4%, 61.4%로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반 대학은 남녀 각각 54.8%, 51.1%를 기록했다.
◇전문대 취업률 4년 연속 증가
특히 전문대 취업률은 2011년 60.7%, 2012년 60.8%, 2013년 61.2%, 2014년 61.4%로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전문대 취업률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대에 지원하는 수험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2015년도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문대 총 지원자는154만 명으로 전년도(147만 명)에 비해 7만 명이 증가했다. 경쟁률도 전년 대비 0.8%포인트상승했다.
최근 3년간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전문대로 재입학한 학생은 전국적으로 3638명으로, 연간 1000명 이상이 ‘유턴’하고 있다.
올해 전국 전문대는 총 21만9180명을 모집한다. 이중 모집인원의 83.2%인 18만2297명을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전문대 수시모집은 1차와 2차로 구분해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수시 1차 모집은 오는 24일까지이며, 2차 모집 기간은 오는 1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희망대학이 수시1차, 2차로 분할 선발할 경우 지원기회가 확대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또 수시 2차 대학 중 수능 후 원서접수를 하는 대학은 수능 가채점 성적을 확인하고,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한번만 모집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희망 대학이 언제 원서를 접수하는지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수시 선발과정 간소화
수시모집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주요 요소는 학생부, 면접, 실기, 서류 4가지이지만, 대부분은 이 중 1~2개 요소만 활용하는 등 크게 간소화한 것도 전문대 수시만의 특징이다.
전형 유형별로는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80.6%인 14만6023명을 모집하고, 면접 위주전형에서 1만8920명(10.4%)을 모집한다. 서류위주 전형은 1만2615명(7.0%), 실기 위주 전형은 3548명(2.0%)이다.
전형별 선발인원을 살펴보면, 일반전형이 5만3617명(총 모집인원의 29.6%), 특별전형이12만7489명이다. 특별전형 중에서는 각 대학이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 등 자체적으로 정한기준에 따라 선발하는 ‘자체 특별전형’으로 총9만8219명을 뽑는다.
또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한대로 대졸자, 기회균형대상자, 장애인,재외국민, 성인학습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총 2만9270명을 선발한다.
전문대는 전공 특성에 따라 수업 연한이 2년제, 3년제, 4년제로 구분된다. 2년제 학과는 전국 126개 대학에서 12만5104명(69.1%)을 모집하고, 3년제 학과는 125개 대학에서 4만6604명(25.7%)을 선발한다. 4년제 과정의 경우, 70개 대학에서 9398명을 선발한다. 같은 학과라도 대학에 따라 2년제 혹은 3년제로 다르게 모집하고 있으므로 지원할 때 해당 정보를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간호학과는 대학에 따라 3년제도 있고 4년제 과정도 있기 때문에 지원시 유의해야 한다.
◇‘비교과 입학전형’ 주목
전문대는 수시모집에서도 ‘비교과 입학전형’을 실시한다. 학업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학생 평가 시 산업체 인사가 필수로 참여해직업적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한다.
입시단계부터 취업과 연계해 평가하는 맞춤형 입학전형으로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전년도 보다 95개 학과가 증가한 214개 학과에서 총 1323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학업계획서와 자기소개서, 직업적성검사, 학생부 활동사항 등 비교과 요소와산업체 인사가 참여하는 그룹면접 또는 심층면접을 통해 취업의지, 소질과 적성, 인성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전문대는 4년제와 달리 수시모집에서 지원횟수의 제한이 없다. 정시모집에서도 ‘군’별모집을 따로 실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수시모집 기간 내 전문대 간에 복수지원, 일반대와 전문대 간 복수지원이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수시모집에 지원해 일반대, 산업대, 교육대, 전문대 등 1개 대학이라도 합격한 수험생은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모집 지원이 불가능하다. 수시 충원합격자도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정시모집 지원이 금지되므로 각 대학 충원합격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수시모집에 지원해 2개 이상의 대학에 합격한수험생은 대학 1곳에만 등록해야 하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일부 대학 2지망까지 접수
일부 전문대는 원서를 접수할 때 2지망 학과를 받는 경우도 있다.
김 소장은 “대학에서혹시 미달학과가 생길 경우 충원을 위한 것으로 학과별 미충원이 생기면 해당 학과 2지망자 중 선발하기 때문에 2지망학과도 신중을 기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대는 저마다 산업체 수요에 맞는 전문직업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문성과 특색을갖춘 다양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 또한 전문대가 인기 있는 이유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이색학과로 모바일 기기 시대에 스마트폰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백석문화대 스마트폰미디어학부, 승강기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국내 유일의 특성화학과인 한국승강기대 승강기공학부, 패션분야 전문 매니저를 양성하는 수원여대 패션브랜드매니저과, 서비스업을 비롯한 각종 창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조선이공대 프랜차이즈창업경영과 등 분야별로 다양하다.
이밖에도 영남이공대 박승철헤어과와 사이버보안과, 계명문화대 오무선뷰티전공, 대구과학대 측지정보과, 인천재능대 관광크루즈전공, 대경대 동물조련이벤트과와 자동차딜러과, 국내 최초로 올해 개설한 드론과 등도 소위 요즘 ‘뜨는’이색학과로 꼽히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학교별 부스를 돌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