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체에 빠진 수출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입동향을 주단위로 점검하는 한편 차관과 무역투자실장, 산업경제실장 등이 직접 나서 수출정책 이행상황과 업종별 수출여건을 점검하는 등 수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수출 회복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과 주요 업종의 사업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7일 '수출 부진업종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수출감소의 원인과 대책 등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중국경기 침체와 저유가, 엔화와 유로화 약세 등 외부 악재로 수출이 급감함에 따라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긴급 점검회의에는 수출 악화 주요 품목인 철강과 자동차, 조선, 석유, 석유화학 협회장들과 김재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등이 참석했다.
8월 수출 성적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7% 떨어졌고,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수출액도 393억 달러에 그치며 2011년 이후 4년만에 4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윤 장관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8월에는 6년만에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며 "총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철강과 석유제품, 석유화학 부문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우리 수출과 제조업에 대한 위기감마저 감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윤 장관은 경제와 산업 구조를 개편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최근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업계 자율로 사업구조 재편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는 한편 기업들의 사업재편에 필요한 애로해소와 규제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사업구조 개편에 공감하며 "조선과 철강, 석유화학 등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기업결합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사업재편에 따른 생산설비 통폐합 시 온실가스 배출권의 이전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산업부는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재편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국회에 발의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서두르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서 비준을 기다리는 FTA 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도 수출 회복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중국 소비재 등 내수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올해 안에 한·중 FTA 비준이 필요하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윤 장관은 "FTA를 통해 수출의 양과 질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고, 한·중 FTA가 비준되면 12조달러의 거대 경제공동체가 만들어져 수출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판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며 "비준이 늦어지면 하루에 약 40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참석자들은 "FTA를 통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동차 온실가스·연비규제 개선, 반덤핑 제소 등 해외 수입규제 확대에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긴급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