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대우증권 인수전, 향후 전망은

미래에셋, 인수전 참여 검토중…KB금융과 양강구도 예상

입력 : 2015-09-10 오후 3:32:23
미래에셋증권인 1조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내달 초 주식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산은에 따르면 대우증권 가격은 장부가 기준으로 1조7758억원이며, 산은자산운용(634억원)과 패키지 매각될 경우에는 가격 규모가 더 커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대우증권 매각가를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와 중국의 금융그룹 시틱(CITIC) 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이 증자 이후 우량 M&A 기회를 물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력 인수후보로 부상했다.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유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미래에셋증권의 자본금은 기존 2조5000억원 규모에서 3조7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업계 자본금 규모 3위에 해당하며, 대우증권까지 인수할 경우 자기자본 7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검토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비은행권 부문 강화를 노리고 있는 KB금융의 가장 큰 경쟁상대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도 미래에셋과 KB금융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며 “미래에셋이 유증에 성공한다면, 대우증권의 규모를 고려할 때 KB금융지주와 인수전에서 치열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B금융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 검토 단계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의 가장 큰 목적은 대형 IB(투자은행)로서의 역할”이라면서도 “M&A 기회도 적극적으로 물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게 대우증권인데, 인수 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이라며 “내달 초 매각 공고가 나오는데,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아마 (인수전에)들어갈 것으로 생각되며, 테스크포스(TF)팀도 구성해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각 흥행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시장 태핑(수요예측) 등을 거친 결과 예상과 달리 흥행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차선책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헐값 매각 등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산은 측은 대우증권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점을 전제로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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