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를 인수하는 MBK파트너스가 임직원 전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노동조합은 자신들이 MBK파트너스에 아무런 관련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강경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조가 MBK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답변기한일인 이날까지 MBK측의 별다른 접촉은 없었다.
노조는 MBK와 고용안정, 분할매각등의 구조조정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 등을 받아내려 대화를 제의했지만 만남 자체가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전국 40여개 점포에서 1500여명의 노조원들이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지만 MBK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MBK는 고용을 승계하고 구조조정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야 하며 노조와의 대화와 교섭에 즉각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캐나다공무원연금·테마섹 포함)은 테스코와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홈플러스 지분 100%(5조8000억원)에 차입금 1조4000억원을 승계해 약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계약 당시 MBK는 임직원 전원을 고용승계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향후 2년간 홈플러스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MBK 측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매각과정이 임직원들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은 최악의 먹튀 매각"이라며 "MBK 역시 직원들의 대표인노조와 대화를 한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고용승계는 방법이나 시한이 있어야 실효성이 있는데, 승계를 약속한다는 말 이외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며 "약속만 언급하며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니 현장에서도 분노가 상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지금 시점에서 MBK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구조조정을 하는 것을 시사했다가는 인수 자체를 둘러싸고 직원, 사회적인 여론 등의 집중타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가장 큰 이후는 향후 더 자산가치를 불려서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라며 "통상적인 전례를 보면 사모펀드 인수 후 사업적·인적 구조조정은 거의 반드시라도 해도 좋을만큼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노조는 매각 자체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테스코의 과도한 매각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먹튀 매각이자 비민주적 비밀매각, 직원들의 고용과 권리를 무시한 반노동자적 기업매각"이라며 "이를 방조한 한국 경영진들 역시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MBK파트너스가 임직원 전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강경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MBK 측에 고용승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화를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해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서울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투기자본 매각반대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홈플러스 노동조합)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