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국내 최고의 재능나눔집단이 되고자 합니다."
지난 2013년 8월 설립된 희망나눔세상은 경영코칭이나 교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을 월 1, 2회 방문해 그간 축적한 지식·경험을 나눠주는 일을 하는 곳이다. 대기업 임원과 교수 등 다양한 이력을 지녔으며 KDB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를 수료한 6명이 각자 전공을 살려 경영기획, 마케팅, 재무·회계 등의 분야에서 경영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프로보노(라틴어 'Pro Bono Publico'의 약자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라는 뜻. 통상 재능기부로 알려짐) 활동을 지향한 이들은 사회적기업진흥원과 경기도, 서울산업진흥원 등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코칭 및 멘토링에도 참여해왔다. 2013년 사회적기업희망재단 우수 프로보노 단체상, 2014년 프로보노 빅데이 우수프로보노상 등을 받기도 했다.
(사진 오른쪽부터)희망나눔세상 이광현·최종영·손홍택·양태석 전문위원. 사진/사회연대은행
이광현 연구위원은 "은퇴 후 생활방법으로 끊임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적당한 수익이 있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재능기부를 하는 삶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 모인 사람들은 앞으로 20여년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그동안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30년 넘는 사회생활로 축적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전하는 재능기부 과정에서 활동의 용이성을 위해 단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활동의 순수성에도 불구하고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자비를 들여 활동하고 관련 상담도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해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검문을 받기도 했다. "저희가 하는 일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고요. 맞은편에 앉아있는 청년들에게 '아무 계약서에나 싸인하지 말라'는 말을 던지기도 하고요.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위원들이 자체 마련한 자금에 사회연대은행 등의 매칭펀드 지원을 받아 서울 을지로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었다.
멘토링을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일도 문제였다. "멘토링이나 컨설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받아봤자 소용없지만, 정부지원과 연동되어 있다보니 찾게됐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만들어줘도 받아놓고 보지 않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원들은 진정성을 무기로 삼았다.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주며 멘토링을 일을 하다보니 지정된 기간이 끝날 때쯤이면 기간을 연장해줄 수 없냐고 요청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 과정에서 위원들의 전문성이 큰 힘을 발휘한다. 의뢰기업이 미처 몰랐던 문제를 발굴하거나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전문가 2명이 해당회사를 방문해보면 오히려 다른 문제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사무실로 돌아와 팀미팅을 한 후 인사나 재무 등 다른분야의 지원을 하는 식이죠. 사회적기업의 경우 추구하는 미션 만큼이나 중요한 경제마인드를 가르쳐주는 일도 하고요."
지난해까지 50여 업체의 코칭을 진행한 희망나눔세상은 올해도 40여곳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아울러 활동의 용이성을 위해 지난달에는 서울시 사회적경제과에 비영리단체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마지막으로 희망나눔세상과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참여도 바란다고 밝혔다. "6명이 올해 40여곳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일정표를 보면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경영환경이 변하면서 정보기술(ICT) 등의 분야에서 멘토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을 모시는 보완도 필요하고요. 저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만큼 힘을 모아주시면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