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시장, 살균제 파동 극복하고 되살아날까

입력 : 2015-09-17 오후 2:26:39
살균제 사건 이후 침체를 맞았던 가습기 시장이 조금씩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방식의 가습기가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고 있다. 반면 그동안 중견업체들이 의욕적으로 내보였던 에어워셔는 주춤한 모양새다.
 
◇살균제 파동 극복이 관건
 
가습기는 물을 사용하는 가전이다. 물때나 이물질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반드시 세척과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일어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기면서 가습기 시장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한때 80만대까지 육박하던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후 시장은 가습방식을 아예 바꿔버린 에어워셔와 기존 가습방식을 채용했지만 위생성을 개선한 제품의 두 가지로 양분되기 시작했다. 
 
가습기는 가습방식에 따라 초음파식과 가열식, 이를 섞은 복합식, 자연기화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존의 가습기가 초음파식이나 가열식이 대부분이었다면 에어워셔는 물방울이 디스크를 거치면서 미세한 입자로 퍼져나가는 자연기화식이다.
 
가격은 가열식과 초음파식 가습기가 대략 10만원 전후반대, 에어워셔는 20만~4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들은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져버린 가습기 대신 에어워셔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에 접근했지만 시장반응은 미온적이었다. 가격이 비싸고, 청소가 쉽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꼽히면서 수년째 20만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워셔' 라는 제품이 아직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미로 클린팟 가습기 CF/사진-미로
 
◇전통 가습기, 위생문제 정면돌파
 
이러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전통 가습기의 위생문제를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이른바 '간편세척 가습기'는 청소하고 관리하기 쉬운 가습기를 가리킨다. 윤남텍, 미로 가습기 같은 업체들이 '세척이 가능한 가습기' 라는 패러다임으로 시장을 바꿔놨고, 나머지 업체들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윤남텍 가습기가 최근 2~3년간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탔고, 미로가 신생제조업체로는 이례적으로 CF까지 방영하며 돌풍에 가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올해 5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면서 "재작년 제습기가 인기를 얻고나서 과열경쟁이 일어난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2010년까지 80만대에 육박했던 가습기 시장이 살균제 사건 이후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가습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나머지 3분의 2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윤남텍 가습기/사진-윤남텍 가습기
윤남텍은 가습기 작동 매커니즘을 바꿔 사용자가 세척하기 편한 제품을 만들었다. 물통과 본체를 분리해 물통 청소가 쉽도록 구조를 바꿨다. 회사에 따르면 윤남텍 가습기는 4년간 온라인 시장에서 가습기 판매 1위를 점유하고 있다.
 
윤남텍의 안석환 대표는 " 가습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세척'"이라며 "물이 닿는 부분을 간단한 물컵 닦듯이 청소하면 세제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윤남텍 가습기는 미국 수출을 준비 중이다.
 
'완전세척' 가습기를 표방하는 미로 클린팟은 수조뿐 아니라 가습기의 모든 부품이 방수처리돼 있어 완전세척이 가능하다. 물 위에 본체를 배처럼 띄워(부유식) 초음파 모듈에 닿으면 물이 분사되는 형식이다.
 
미로는 창업한 지 1년만에 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약 140억원의 목표치를 잡았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다. 다음 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에어워셔 업계 관계자는 "에어워셔는 먼지나 이물질이 붙지 못할 정도의 입자로 공기중에 분사되는데 반해 일반 가습기는 물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로 크기 때문에 수조 안에 이물질이 붙을 수 밖에 없어 위생적이지 못하다"며 일반 전통방식의 가습기의 단점을 지적했다.
 
반면 일반 가습기 업계 관계자는 "가습기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 되는 것을 괜한 여러 기능을 넣어 가격만 올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위생문제만 해결되면 비싼 가격의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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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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