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호황에도 허덕이는 전문건설업체

주택 일감 역대 최고치 지만…소규모 업체 혜택 거의 없어

입력 : 2015-09-17 오후 3:48:49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건설업이 모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전문건설업계의 만성적 수주부진은 해소될 기미가 없다. 특히, 올해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주택시장 훈풍에 건축 분야 일감이 크게 늘었지만 이들 업체가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17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는 72.5로 전분기보다 5.4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규분양과 재건축 등 민간공사의 증가와 미분양 주택감소 등 주택시장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들 업체가 체감하는 분야별 체감경기는 크게 엇갈렸다. 자금조달과 자재가격의 경우 전분기보다 상승했지만 원도급과 하도급, 공사대금수금, 인력수급, 인건비, 자재수급 등 6개 항목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전문건설업은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수가 많아 완전경쟁에 가까운 시장구조 형태가 돼 이들 기업의 수익성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하도급 불공정거래 관행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건설경기가 개선 되더라도 체감 정도가 낮고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설업 호황에 따라 인력 수요가 늘면서 전문건설업의 인력수급지수(81.4점→79.7점)와 인건비지수(54.3점→52.2점)가 동반 하락했다. 올해 2분기 인력수급지수는 79.7로 전분기(81.4)보다 1.7p 떨어지며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 등 건설시장의 호황에 인력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문건설업체들이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임금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 증가 등 건축업종을 중심으로 건설업 전반적인 일감이 늘고 있지만 전문건설업체들은 여전히 수주부진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올해 주택 신규 인허가 누적 실적은 38만2916가구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93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전문건설업체들은 수주부진(34.1%)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아 종합건설업체의 주택수주가 전문업체들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건설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수주산업의 특성을 가져 현재 일감을 가지고 있어도 향후 물량 확보에 대한 업체의 불안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어 건설업 호조세가 바로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특히, 전문건설업의 경우 법인 수만 4만여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일시적인 물량 증가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데 어려움이 있어 지속적으로 수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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