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례 상에 올릴 과일과 음식재료를 준비하는 주부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올해는 추석성수품 물가가 작년보다 싸졌다고는 하나 체감지수는 크지 않다. 주거비 부담이 늘면서 가계살림은 더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이웃집 5년차 주부 김씨는 굴비가 크게 오르면서 냉동 참조기와 부세를 차례 상에 올려야한다고 푸념한다. 명절만 되면 주부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추석물가,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으면 절약하는 게 지혜다. 차례 상만 수십 번 올린 고수들이 가르쳐주는, 추석 장보기 알뜰정보 팁을 알아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올해 추석 차례 상을 차릴 때 드는 비용은 대형마트에서 28만원, 전통시장에서 19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사과는 올해 작황이 좋고, 배도 전반적으로 품질 당도가 좋아 물량 증가로 가격이 29~34% 하락하고 밤도 풍작으로 저렴해졌다. 반면, 한우와 굴비 등 축수산물 공급량이 줄면서 전년보다 20~30% 가격이 올랐다. 특히, 굴비등 고급선물세트는 50%넘게 올랐다고하니 걱정이다.
그러나 주부경력 15년차 서씨는 느긋하다. 품목별로 구입 시기를 달리하면 추석 상차림 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우선 장을 보기 전에 메뉴를 정한다. 손님상과 차례 상을 고려한 뒤 식구 수와 기호에 맞춰 재료 양을 계산한다. 또 비슷한 음식이 중복되지 않도록 가짓수를 미리 조절하는 것도 알뜰한 상차림을 위한 조건이다. 메뉴를 정했다면 과일과 채소, 차례 상에 올릴 식재료를 사야한다. 이때 한 번에 모든 재료를 구입하는 것보다 2~3차례에 걸쳐 장을 보면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제수용품의 경우 추석 성수용품을 팔기 전 비수기 시즌에 세일할 때 사두는 것이 더 저렴하다.
탕국용 국거리 고기는 시세가 반짝 오르기 열흘 전쯤 미리 사두는 게 좋다. 특히 이 시즌에는 선물세트를 미리사면 20~3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농협 하나로클럽 관계자는 "대다수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선물세트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추석선물을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현유통업체별로 진행하고 있는 ‘선물세트 예약판매’이벤트를 이용하면 평소보다 20~30% 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명절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이 밖에 굴비와 같은 생선류도 유명산지가 있는 동네에서 인터넷이나 전화로 주문하기도 한다. 서씨는 "올해 굴비 어획량이 줄어 선물세트 가격이 올라서 걱정했는데 미리 사두길 잘했다"며 안도했다.
추석 3~4일전에는 본격적인 장보기에 돌입할 때다. 전문가들은 이맘때는 시장이나 마트에 물건이 많이 들어오는 시기여서 아침에 가서 좋은 물건을 미리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사과와 같은 크기가 있는 상품을 선택한 뒤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된다. 아울러 막판 추석 전에는 나물류와 배추, 시금치, 등은 가장 저렴하고 신선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도 순서가 있다. 농협 하나로클럽 전 주점 관계자는 "사과의 경우 저장성이 없는 홍로 품종이 유통되기 때문에 추석 명절을 목전에 둔 시점에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배 역시 저장물량을 제외한 출하량 소진을 위해 명절 2~3일 전에 할인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어 늦게 구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명절 음식 장만을 위해 구입하는 식용유와 부침가루, 당면 등 가공식품 역시 제조업체별 판촉행사가 있을 명절 2~3일 전에 구입할 때 사은품도 받을 수 있고 가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구입시기를 대충 파악했으면 이제 장소다. 전통시장이라고 하면 여전히 불편하고 청결하지 못한 곳이라고 인식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만일 우리 동네 주변에 전통시장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 '시장상인연합회' 사이트를 검색한 뒤 찾아보면 가까운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상인연합회에서는 25일까진 온누리 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구매하고 싶다면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12개 시중은행에서 신분증을 제시하시고 현금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면 10% 할인이 된다. 물론 할인쿠폰이 있다면 대형마트도 괜찮지만,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할 때,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전통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우체국이 운영하는 ‘우체국전통시장(www.epostsijang.kr)’에서는 전국 108개 시장에서 엄선된 전통시장 상품을 온누리전자상품권으로 편리하고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다. 우체국쇼핑은 농어촌 직거래 방식이어서 가격이 저렴하고 원산지 및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는 평가다. 물론 우체국택배로 무료로 배달해준다.
그것도 귀찮다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장보기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KAMIS 농수산물 가격정보 앱'이 있다. 이 앱은 전국 농·축·수산물 유통과 관련된 다양하고 특화된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간 알뜰장보기 물가, 제철 농수산물 동향, 명절 성수품 가격 등 소비자의 실생활과 밀접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알뜰 구매에 도움을 주는 만큼 참고하는 게 좋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우수품질의 과일을 고르는 요령을 제시했다. 사과를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고 만졌을 때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 또 꼭지가 빠지거나 마르지 않은 것이 좋고 색이 고르게 들어 밝은 느낌이 좋다고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배는 전체적으로 맑고 투명하며 꼭지 반대편 부위에 미세한 검은 균열이 없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