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 인력을 감축했고 생산량 또한 줄이기로 했다. 당분간 전략모델 출시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연구 인력은 스마트폰 카메라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카메라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005930) 고위 관계자는 21일 "광학기술이 부족하고 수익성도 없다는 판단하에 당분간 전략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연계한 카메라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카메라 사업을 완전히 접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미러리스 카메라 'NX미니'를 첫 공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NX미니를 공개하는 자리에 이례적으로 이영희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직접 제품을 소개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만해도 내부적으로 카메라 사업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면서 "이후 카메라는 바디에 렌즈, 악세서리 등의 부가제품 소비로 이어져야하는데 NX는 그게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삼성은 당분간 NX와 같이 계보를 이을만한 주력제품은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저가형 파생상품 출시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동안 고군분투했던 일본시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캐논, 니콘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속해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역시 소니, 후지필름, 올림푸스, 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본토에서 현지업체들의 벽을 넘기 위해 경쟁해 왔지만
아쉬운 후퇴결정을 내리게 됐다.
삼성전자 내 카메라 인력에 대한 재배치도 단행됐다. 지난 2013년 말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IM)에 팀으로 흡수시킨 삼성전자는 최근 인력을 대폭 축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카메라 개발 사이즈가 축소됐다"며 "휴대폰 내에 카메라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그쪽으로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M에 속해 있던 이미징사업팀은 올해 팀명이 없어졌고 다른 사업부 내에 스탭 형식으로 인력들이 배치됐다"며 "각 부문별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메라 광학기술이 의료정밀기기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삼성이 이와 관련한 사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의료정밀에 적용해보려고 했으나 광학기술이 부족해 스마트폰과 연계한 카메라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