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11월 마지막주 금요일로 이날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세일 기간에 미국 연간 소비의 20%가 발생한다. 1939년 미국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추수감사절의 날짜를 11월 30일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바꾸며 블랙프라이데이를 적극 후원했다.
# 영국의 박싱데이(Boxing Day)는 12월 26일 성 스테판의 날로 쇼핑 효과를 키우기 위해 휴일로 지정했고, 일요일인 경우 27일을 하루 더 쉬는 등 소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두바이 쇼핑 페스티벌은 1996년 두바이 정부가 소매업 진흥을 위해 시작한 대표적 관광 이벤트로 매년 1월 1일부터 한달 동안 진행된다.
올해 상반기 수출부진으로 해외 시장을 통한 성장이 후퇴했고, 메르스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소비까지 얼어붙자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22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5개 백화점 71개 점포,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개 업체 398개 점포, CU와 GS25 등 4개 업체 약 2만5400여개 점포 등 대형 유통업체는 모두 참가한다.
또 전국 200여개 전통시장과 대표 온라인 유통업체인 11번가와 G마켓, NS홈쇼핑 등 16개 업체도 참가할 예정이다. 가구전문점인 이케아를 비롯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비비큐(BBQ), 빕스(VIPS), 맘스터치 등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동참한다.
특히 전통시장의 경우 영세성을 고려해 약 10억원의 홍보마케팅 비용을 지원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등 국내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세일행사에 참가하도록 했다.
이번 행사의 할인율은 50%에서 최대 70%. 거기다 참여업체에 대해 국내 전 카드사는 최대 5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720개 브랜드가 최대 70%를 할인하고, 이마트는 100여개 품목에 대해 50% 할인을 실시한다. GS25등 편의점은 기존 1+1, 2+1 묶음 상품을 600개에서 700개로 확대 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상대적으로 비수기로 예상되는 10월 5일에서 7일 사이에 특가상품 기획전, 최대 20%의 추가할인쿠폰 발행 등을 집중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각 부처별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업계의 건의사항을 적극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광고와 홍보 매체를 활용해 행사 알리기에 나서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표시광고법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행사 기간과 겹치는 10월 11일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다음 주 일요일이나 평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중소유통업체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최근 인하된 개별소비세의 혜택으로 20만원에서 최대 365만원까지 가격이 내리며 매출이 급증한 승용차와 가전제품, 주얼리 등의 품목들도 세일 행사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연계해 진행하도록 했다.
이처럼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쇼핑' 활성화에 나서는 이유는 하반기 경제 성장을 위해 기댈 수 있는 분야가 내수 활성화 뿐이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 회복은 전망이 어둡지만 메르스 여파로 부진했던 소비는 7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정부의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과 6월 마이너스였던 소매판매는 7월 1.9%의 성장을 보였고, 서비스업 실적도 1.6% 늘며 회복세를 보였다. 거기다 8월과 9월엔 임시공휴일과 코리아 그랜드 세일,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회복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카드 국내승인액도 지난달 전년대비 10.3%, 차량 연료 판매량도 6.2%가 늘었다.
지난달 국산승용차 판매는 전년대비 14.9%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개별소비세 인하 이후에는 20%이상 판매량이 뛰었다. 5월부터 7월까지 마이너스였던 휴대폰 번호이동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 늘며 증가세로 넘어서며 내구재 지표도 크게 향상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코리아그랜드세일 개최, 개별소비세인하, 업계의 적극적 마케팅 등으로 내수시장이 회복 되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촉진을 위해서는 범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도 대규모 세일 행사를 정부가 주도해 내수를 진작하고 소비활성화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정부가 업체들의 기존 행사를 포장하고, 쥐어짜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에 대해 기존 행사보다 높은 할인율과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다음달 1일부터 2주에 걸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행사가 개최된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