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노동개혁을 이끄는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인제 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추미애 최고위원이 23일 ‘맞짱토론’을 펼쳤다.
방송기자클럽 주최로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TV토론에서 두 사람은 각종 사안에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우선 지난 13일 노사정위원회 타협안에 대해 이 위원장은 “역사적인 첫걸음”이라면서 “청년고용 활성화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가 있고, 범정부적이고 국민적 노력을 통해 노동시장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600만 비정규직을 두 배인 1200만으로 늘려 대한민국을 비정규직 공화국으로 만들게 생겼다”면서 “한국노총 대표만 불러 도장찍게 한 것이 어떻게 대타협이냐. 소타협도 못 된다”고 혹평했다.
타협안의 핵심인 ‘일반해고요건 행정지침 결정’에 대해서 이 최고위원은 “엄격하게 기준을 마련해 노동자를 부당해고하지 못하도록 절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추 위원장은 “헌법에 근로의무의 내용과 조건은 법률로 정하도록 했는데, 이걸 정부 행정지침으로 한다면 헌법부터 고쳐야 한다”면서 “또 객관적인 근무평가 시스템도 없는데, 결국 사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를 수 있는 새로운 해고제도를 도입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기간연장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신규취업이 어려운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4년 미만으로 기간을 늘려 고용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정규직으로 올라갈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추 위원장은 “135만원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 인생을 끝내라는 것을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유연화를 하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부터 논의하자. 적극 돕겠다”고 받아쳤다.
노동-재벌개혁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기업들이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동개혁을 해야한다. 노동개혁이 모든 개혁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30대 기업 사내유보금이 4년간 170조원이나 증가했지만, 투자는 불과 2조원 증가했다. 재벌개혁 없이 노동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장과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별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초청토론회 ‘노동개혁, 여야 특위 위원장에게 듣는다’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