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10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심사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첫 출사표를 던진 두산의 의중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산이 소비재 사업을 다시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두산은 일단 '동대문 상권 살리기'를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 25일 마감한 전국 4개의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접수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3곳에 지원했다.
두산이 시내면세점 입찰을 위해 내세운 무기는 다름아닌 동대문 두산타워의 입지다. 이미 두산은 두산타워를 통해 쇼핑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주변 상권과 연대를 구축한 상태로, 면세점을 통해 이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두산은 동대문을 거점으로 태동한 기업인 만큼 동대문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두산은 1896년 보부상 출신의 박승직 창업주가 동대문 일대를 기반으로 창업한 '박승직상점'으로부터 시작해 현재의 두산그룹까지 역사를 이어왔다.
두산의 동대문에 대한 애착은 지난 1990년 종합쇼핑몰인 '두산타워' 설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동대문 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도 연간 710만명 수준이며 내국인들까지 고려해 두산타워를 찾는 연간 방문객은 2230만명에 이른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보부상에서 시작한만큼 이번 면세점 진출 역시 이같은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로 보면 된다"며 "특히 최근 동대문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권을 이끌어 왔던 두산이 지역상권 살리기에 앞장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두산이 건설 및 플랜트 사업에서 침체를 겪고 있는만큼 동대문 지역상권 살리기를 넘어 유통 등 소비재 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두산 측은 "면세점을 통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매출 규모는 3년차에 1조원 수준으로 사업구조를 바꿀만큼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면세점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면세점을 통한 낙수효과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소비재 사업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면세사업"이라며 "당장은 큰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는 해도 주변 상권 및 관광지까지 활용할 경우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 역시 동대문 지역에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주변 상권으로의 낙수효과까지 강화돼 매출 규모가 2020년에는 현재의 두 배 이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면세점 입점 이후 향후 5년 간 동대문 지역에 신규 유치되는 관광객은 1300만명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대문 상권 연간 매출액은 12조4000억원 수준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두산타워.(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