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대형사들, 주택조합사업도 '눈독'

입력 : 2015-10-06 오전 9:35:53
대형건설사들이 중견건설사들의 무대로 인식되던 지역주택조합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조합과 시행사 입장에서도 '메이저 브랜드'를 가진 대형사를 끌어들이면 조합원 모집이 그만큼 쉬워지는 이점이 있어 이들의 관심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일종의 '주택 공동구매'로, 6개월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 85㎡ 이하 주택 소유자들을 조합원으로 모아 토지를 사들이고 건설사와 시공 계약을 맺어 새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것이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조합원이 될 수 있으며 즉시 전매까지 가능하다. 또 시행사 이윤 및 토지 금융비용 등이 절감돼 일반아파트 분양가보다 10~15%가량 저렴한 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토지 매입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견사들이 공략해온 시장이다. 사업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토지대금 부담이 적고 미분양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양수자인'으로 잘 알려진 한양(24위, 이하 시공능력평가순위)이 22곳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서희건설(035890)(30위) 17곳 ▲쌍용건설(20위) 7곳 ▲코오롱글로벌(003070)(19위) 5곳 등도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평 10위 내 대형사들도 지역주택조합 시공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 올해 전국 46개 지역주택조합에서 추진 중인 사업물량은 총 4만8835가구에 달하며 이 가운데 시평 10위 내 대형사가 참여하는 사업은 2만가구가량이다.
 
시평 2위 현대건설(000720)은 서울 동작구 사당3동 '사당 힐스테이트'와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 '녹양역 어반네스트' 등 2곳의 시공예정사로 뛰어들었다. 대림산업(000210)(6위)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동작 트인시아'와 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 A3블록 '송도 포레스트 카운티' 등의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건설(7위)은 충북 청원군 오창읍 '오창 센토피아 롯데캐슬', 경기 평택시 모산영신지구 '평택지제 센토피아'를 시공하고 현대엔지니어링(9귀)은 부산 동래구 온천동 '힐스테이트 동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남양주 화도 힐스테이트' 등 시공사 참여가 예정됐다.
 
현대산업(012630)개발(10위)은 경남 김해시와 울산 중구 복산동 등 2곳에 시공을 맡았으며 이밖에 포스코건설(4위), GS건설(006360)(5위) 등도 지역주택조합 1곳과 MOU를 맺었다.
 
'메이저 브랜드'를 달고 나온 만큼 조합원 모집 결과도 양호하다. '송도 포레스트 카운티(2708가구)'의 경우 조합원 모집 한 달 만에 전체 물량의 99% 계약을 마쳤으며 '사당 힐스테이트(828가구)' 역시 조합원 모집이 대부분 끝났다.
 
사실 대형사들은 그동안 주택조합 시공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반아파트보다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비해 단지 규모가 작은데다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 만큼 사업 수익성이 낮다. 또 도심 외곽에 입지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 홍보 효과 역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신규주택 분양시장에서 아파트 '완판' 행진이 장기간 이어지자 대형사들도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더욱이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나 도심 근처 단지처럼 사업성이 보장된 단지는 대형사로서도 놓치기 힘든 사업이다. 해외 및 공공공사 수주가 예전만 못한 상황도 대형사들의 참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주택조합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주택 실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조합원 모집이 쉬워진데다 단기간에 수주와 추진이 가능한 매력이 부각되면서 대형사들도 주택조합이라는 틈새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형사들의 주택조합 참여는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주택조합 시공은 주로 중견사나 지방건설사들이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분양시장이 좋은데다 단지 규모도 커져 대형사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입지와 사업성을 갖춘 주택조합 시공이라면 앞으로도 꾸준히 대형사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중견건설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지역주택조합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지는 대림산업이 시공 예정인 '송도 포레스트 카운티' 위치도. 자료/(가칭) 송도 포레스트 카운티 지역주택조합 추진위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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