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국내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표 메이커다. 하지만 한동안 회사 안팎으로 부침을 겪으며 이미지 하락이 이어졌고, 결국 SUV의 명가라는 자존심마저 상했다.
절치부심한
쌍용차(003620)가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뉴 파워 렉스턴 W’를 출시하며 아웃도어 강자로서 다시 자리를 잡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직접 시승해 본 결과 캠핑과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업그레이드 된 렉스턴 W는 좋은 선택지가 될 만하다.
'뉴 파워 렉스턴 W'는 쌍용차가 SUV 명가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차다. 디자인은 다소 아쉽지만 강력한 오프로드에서의 성능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만하다. 사진/ 쌍용차
신차 시승 장소는 산 속 비포장길이 포함된 경기도 가평 일대였다. 과연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거친 길이었다. 하지만 직접 시승한 렉스턴 W는 쌍용차가 이번 모델의 시승코스로 왜 거친 오프로드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렉스턴 W는 쌍용차가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차다. 새 심장을 장착해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시승 차량은 5인승 모델로 이번에 새로 추가됐다. 유로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하는 2.2리터 e-XDi220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이 155마력에서 178마력, 최대토크는 36.7kg·m에서 40.8kg·m로 개선됐다. 또 E-Tronic 방식의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따라 운전자 의지 및 차량 상태에 맞는 변속 패턴을 유지하게 해 준다.
디자인에서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다소 투박한 내외관 디자인은 아쉬웠다. 사진/ 쌍용차
전체적 내외관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같다. 변한 부분은 거의 없었다. 디자인을 평가한다면 다소 투박하다. 요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 옛날 느낌이 든다. 전방 카메라와 LED 안개등, 7인치 디스플레이와 USB 충전 단자 등 편의사항만이 추가됐다. 쌍용차가 SUV로서의 성능 자체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쓴 흔적을 느낄 수 있었지만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아쉬웠다.
하지만 시동을 걸자 디자인에서의 아쉬움은 사라졌다. 디젤 차량이었지만 진동과 소음, 떨림이 거의 없었다. 37번과 46번 국도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00km를 넘겼지만 정숙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국도를 지나 시골길로 접어들었고 칼봉산 자연휴양림 오프로드 코스에 들어섰다. 노면은 큰 바위가 곳곳에 박혀있었고,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공간의 비포장길이였다. 시승 코스에는 폭 10m 가량의 계곡도 포함됐다.
그러나 험한 길에 접어들자 렉스턴 W의 강력한 성능이 발휘됐다. 오프로드에 들어서며 쌍용차 고유의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했다. 엔진 소리가 거칠어지며 울퉁불퉁한 길을 힘차게 치고 나갔다. 그러면서도 핸들링은 부드러웠고 차체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을 지나는 충격을 잘 흡수했다. 또 노면과 차 바닥 사이의 간격도 넓어 차체 손상도 없었다.
내리막길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한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HDC)가 운전을 도왔다. 이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지 않고 시속 5~30km 정도의 속도로 차량이 안정적으로 내려갈 수 있게 돕는 기능이다.
거친 오프로드 주행을 끝내고 다시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달리니 렉스턴 W는 이전까지의 상남자다운 모습은 사라진 채 정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쌍용차 전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렉스턴 W를 만난다면 전체적인 내외관 디자인만 본다면 렉스턴 W가 아닌 경쟁 업체의 트렌디한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만일 캠핑과 오프로드 운전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실제 시승을 해보기를 권한다. 한 번 운전해 본다면 렉스턴 W는 분명 소비자들의 선택지 위쪽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뉴 파워 렉스턴 W의 판매가격은 RX7 모델이 2818만~3430만원, 노블레스 모델 3876만원이다.
뉴 파워 렉스턴 W의 외관. 사진/ 쌍용차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