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에 대형 탈모치료제인 '아보다트' 복제약 시장이 열린다. 수십개 복제약들이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여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보다트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이후에 발모 효과가 확인되면서 탈모 치료까지 질환 영역이 확대된 약물이다. 국내에는 2004년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처음 소개된 후 2009년 성인 남성 탈모치료제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IMS데이터 기준 350억원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탈모 매출 비중은 30% 정도며,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보다트는 MSD의 '프로페시아'와 함께 남성형 탈모치료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프로페시아는 2000년 국내 출시됐으며, 2008년 특허만료로 복제약들이 쏟아져나왔다.
국내 먹는 남성형 탈모치료제 시장은 8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프로페시아가 지난해 330억원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페시아 복제약 시장은 가열 양상이었다. 소비자의 약물 선택이 제한적이다보니 복제약의 시장성도 높다는 시각이다. 또한 고가의 오리지널약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복제약을 많이 찾았다. 1정당 프로페시아는 1500~1800원이며, 복제약은 1100~1300원으로 오리지널약에 비해 대략 30% 정도 저렴하다.
프로페시아 오리지널약과 복제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530억원대며, 복제약은 매년 점유율을 높여 40%의 비중까지 확대됐다. 복제약 1위 제품은 JW중외신약 '모나드'로 지난해 757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미약품 '두테드'가 39억원, 대웅제약 '베아리모'가 18억원 순이었다.
아보다트 복제약도 프로페시아와 마찬가지로 저렴한 약값과 마케팅전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사들은 두 치료제의 약효 발현 과정이 유사해 아보다트 복제약들이 기존 프로페시아 복제약 시장의 점유율을 일정 부분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보다트와 프로페시아는 공통적으로 DHT의 농도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남성형 탈모는 주로 남성 호르몬에 의해 발생한다. 3모낭에 존재하는 5알파환원효소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을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로 변환시킨다. 이때 생성되는 DHT 호르몬이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이다.
국내사들은 아보다트 특허만료일에 맞춰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보다 빠른 발매를 위해 특허소송을 제기한 업체도 있어 주목된다. 종근당은 특허권자인 GSK를 상대로 최근 권리범위확인 특허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종근당이 개발한 복제약이 오리지널약의 특허범위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게 요지다. 다른 제약사는 특허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종근당은 1심 소송에서 승소해 복제약 선발매 가능성을 높였다. GSK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복제약 발매가 가능하다. 항소심에서 승소를 자신하고 복제약 발매를 강행할 여지가 있다. 또한 복제약 독점권 지위를 취득해 복제약 경쟁사의 진입을 9개월 동안 제한할 수 있다. 복제약 독점권은 지난 3월15일 시행됐으며, 오리지널약의 특허를 회피한 복제약에 9개월 동안 독점기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오리지널약을 상대로 특허도전과 조속한 복제약 발매를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종근당이 최종적으로 아보다트의 특허를 깨면 복제약으로 선진입해 영업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셈이다. 경쟁사는 8개월 늦게 복제약을 출시하게 돼 불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보다트는 대표적인 탈모치료제로 막대한 규모를 보여 시장성이 높다"며 "마케팅과 영업 전략을 잘 세우면 복제약도 높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