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3 도입 효과를 본 르노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 본사 차량을 국내 추가 도입하는 것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판매량 증대'와 '차종 다양화'라는 두 가지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소형차 클리오를 한국시장에 들여오는 것을 검토 중이다. 클리오는 프랑스 르노 본사에서 판매 중인 소형 해치백 모델로 199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지금도 유럽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르노 본사에서 판매 중인 소형 해치백 차량 '클리오'. 사진/ 르노
이미 검증된 성능의 본사 차량을 수입하는 것이 내수 점유율 확대에 도움을 주는 것은 QM3의 성공사례로 이미 확인됐다.
지난 2013년 말부터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 중인 QM3(현지명 캡처)는 꾸준히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QM3는 지난달에도 국내에서 2306대가 판매돼 8월 대비 8.8%, 전년 동월 대비 220.7%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QM3는 올들어 9월까지 1만6974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은 클리오 외에도 7인승 다목적차(MPV) 에스파스의 국내 도입도 함께 검토 중이다. 라인업이 부족한 르노삼성차에게 두 차량은 차종 다양화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클리오의 국내 도입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클리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연간 판매 대수가 1만대는 넘어야 수입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그 정도 수요가 있을 것 같지 않고, 클리오가 국내에서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해치백 모델이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입장으로서는 '무늬만 국산차' 판매에 집중한다는 지적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의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직접 생산되는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기여하는 바가 적고 회사가 수입차 딜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부산공장 전경. 사진/ 르노삼성차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