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추진중인 표준위탁계약서 도입 방안에 사업비 추가 책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표준위탁계약서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 보험사에 과도한 수수료 요구로 인해 소비자에게까지 이어지는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정해진 수수료만 지급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수수료 지급 규제가 GA 채널 영업에 과도한 영업규제라는 업계의 반발에 금융당국이 사업비 추가 책정이라는 카드를 꺼내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와 GA업계간 표준위탁계약서에 사업비를 추가로 책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초에 판매수수료로 책정한 사업비가 넘어설 경우 각 사의 내부통제기준에 의거 사업비를 추가로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사업비 추가 책정이 가능해지면 GA 채널을 강화하려는 보험사의 마케팅 전략을 계속될 수 있다.
기존안이 보험사의 GA 강화전략을 원천봉쇄한 것이라면 사업비 추가 책정은 보험사의 GA 채널 강화를 통해 영업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대형 GA의 과도한 수수료 요구를 제한하고 책임 소재를 명시해 불완전판매에 따른 책임 논란을 자율적으로 해결토록 유도하기 위해 표준위탁계약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대리점을 모아 보험료 수입실적을 부풀리는 매집형 대리점은 보험료의 부당할인이나 보험계약자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 등 불완전판매의 온상이 돼 왔다.
문제는 이 표준위탁계약서의 내용이다. 당초 금감원은 표준위탁계약서에 보험 모집 위·수탁에 수반되는 모든 수수료·시책 등의 지급 기준을 계약서에 명시한다는 계획이었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수수료·시책 등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보험사는 설계사들이 계약을 체결하고 받는 수수료와 시책 등에 대해 명확한 한도를 설정하자며 찬성했지만 GA업계는 원수사들이 매집형대리점 계약을 수용하지 않으면 되는 것을 수수료 한도까지 설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기존안에는 보험사와 GA간 수수료와 시책 등에 한도를 설정하고 명시된 내용외에는 보험사가 GA에게 지불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하지만 GA 업계는 수수료 상한제는 보험사 위주의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판매비 한도가 들어가면 GA 설계사 수당이 줄어들고 이는 설계사 이탈로 이어진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GA가 보험사에게 받는 신계약비와 관련한 내용은 표준위탁계약서에 명시돼 있지만 유지비와, 수금비등은 내용에 포함되지 않아 "보험사들이 판매수수료만 줄이려고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같은 내용으로 보험사와 GA가 대립하자 금융당국은 '사업비 추가 책정'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표준위탁계약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협상중”이라며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부분이 많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