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전셋값 상승 등 3년째 지속 중인 전세난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금리로 집주인들의 전세에서 월세 선호 현상이 늘면서 전세 물량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임차인들의 전세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내놓은 '최근 전세시장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전세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전세 가격은 소비자불가 상승률이 0%대로 초저물가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지난 7월 11.9%, 8월 12.1%, 9월 12.2% 등 10%대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 가격의 빠른 상승으로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지난 5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전세 시장이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우선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월세 등 현금 수입을 선호하면서 전세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저금리로 임대인들의 전세에서 월세로의 선호 현상이 확대되면서 전세물량이 빠르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민간의 등록임대주택 공급이 부진한 것도 전세난을 부채질했다. 공공의 등록 임대주택 재고는 2006년 49만 가구에서 2013년 97만 가구로 약 2배 증가한 반면, 민간은 같은 기간 84만 가구에서 64만 가구로 급감했다.
임차가구의 주택 구매 기피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부동산 가격의 불확실성 등으로 집을 사기를 꺼려하면서 전월세 임대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세로 인한 현금 지출 부담도 전세 거주를 선호하는 현상에 이유를 보탰다.
이에 따라 최근 3년째 지속 중인 전세난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 선임연구원은 "국내 총수요 부진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은 수준이 지속되는 반면, 전세 가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전세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전세 공급 확대와 수요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꾸준히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와 함께 "월세 등 임대차제도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면서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6%에서 5% 수준으로 낮추거나 법적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