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대항마, RCEP 급부상한다

중국 주도, 12일 부터 부산서 협상 …총 무역규모 TPP보다 많아

입력 : 2015-10-11 오후 1:21:05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한국을 둘러싼 자유무역협정(FTA)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TPP의 대항마로 떠오른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RCEP 제10차 협상이 12일부터 5일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RCEP은 아세안(ASEAN)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메가 FTA다.
 
이번 회의는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메가 FTA 협상으로 16개국에서 약 7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유명희 산업부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기획단장을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다.
 
RCEP은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FTA로 TPP에 버금가는 규모다. 세계 경제에서 TPP 회원국들의 GDP가 27조7000억달러로 RCEP의 21조6000억달러보다 크지만, 총 무역규모를 따져보면 RCEP은 10조6000억달러로 TPP의 9조4000억달러보다 오히려 큰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인구면에서도 34억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TPP의 타결로 RCEP은 협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발빠른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2013년 5월 본격 협상 이후 이미 아홉차례에 걸쳐 공식 협상이 열렸고, 부산에서 열리는 10차 협상에서는 기존 합의된 상품 양허안 모델리티(협상 세부원직), 서비스·투자 자유화 방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장접근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이후엔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에 집중하면서 TPP 회원국 자격을 얻지 못한 한국은 RCEP의 협상 진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TPP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협정문 공개와 분석, 가입 선언 후 개별 협상까지 풀어야 할 과정이 산적해 있어 최소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은 "RCEP 협상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 가속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RCEP의 빠른 타결도 무작정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있다. TPP와 RCEP으로 대변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주도권 싸움에서 TPP에서 빠진 한국이 미국의 눈총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2013년 8월 21일 브루나이에서 열리 '제1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경제장관회의'.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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