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불황을 거듭하고 있는 철강업계가 올 하반기 건설경기 호조에 힘입어 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최소한의 숨통은 틜 수 있겠지만 큰 폭의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국내 건설시장 수주가 역대 최대 규모인 1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봉형강 제품을 포트폴리오로 갖춘 철강업체들의 실적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포스코 역시 강건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만큼 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의 예상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미친다. 포스코는 3분기 영업이익 7300억원, 현대제철은 37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포스코는 8787억원, 현대제철은 3759억원을 기록한 바 있어, 양사 모두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동국제강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상태로 정확한 실적전망치는 집계되지 않지만, 2분기 영업이익 53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 최소한의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3분기 자체가 건설시장 성수기인 데다가 최근 건설 붐이 일고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업계에서는 '반짝 호황'이라고 보고 있으며 4분기 다시 침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철근의 경우 워낙 저부가 제품인만큼 많은 물량을 확보하지 않는 한 실적개선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더군다나 중국산 철강재 물량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과잉 시장 구조를 깨뜨릴 정도로 건설경기 호황이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철근 수입량은 올해 지속 증가 추세다. 지난 8월 철근 수입량은 18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0% 수준 증가했다. 중국산의 경우 지난 5월 4만4000톤, 6월 6만1000톤, 7월 13만2000톤, 8월에는 16만8000톤으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최근 협상이 타결된 4분기 철근 출하가격의 인하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국내 철강업체들과 건설사자재협회는 협상을 통해 4분기 철근 출하가격을 전분기 대비 1만5000원 인하된 톤당 58만5000원으로 결정했다.
각 업체별로 실적 악화 요인들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올해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중국 자동차 판매량 둔화, 장세주 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브라질 일관제철소(CSP) 건설 잡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포스코 역시 원화약세로 인한 외화환산손실, 해외광산 관련 손상차손을 비롯해 최근 신일철주금과 합의금 3000억원 등으로 세전이익이 4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마련된 한 모델하우스에 수많은 방문객들이 방문해 신축 단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