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참신한 아이디어 총출동…차세대 이동수단 한 자리에

현대차그룹, 2015 제6회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개최
오체불만차·사막화 방지 비행선 등 다양한 미래 기술 선보여
양웅철 부회장 “친환경차 개발 속도 낸다”

입력 : 2015-10-13 오후 3:50:42
내부를 두드리면 음악이 나오는 자동차, 사막화를 막기 위한 비행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원통형 자동차 등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원들의 참신한 미래 아이디어가 한 자리에 모였다.
 
현대차그룹은 13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2015 제6회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열고 자사 연구원들의 참신한 생각이 반영된 다양한 이동수단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의 2015 R&D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캔콘서트'팀. 이들은 차량 내부에서 악기 연주가 가능한 자동차를 개발해 소개했다. 사진/ 현대차
 
이 행사는 연구원 4~7명이 팀을 이뤄 ‘이동수단’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실물로 제작해 경연하는 현대차그룹 R&D 부문의 창의 활동 공모전으로, 201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이기도 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을 주제로 세상에 없는 새로움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미래 이동수단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참가자들의 보다 자유로운 발상을 유도하고자 공모 주제 또한 자동차라는 틀을 벗어나 이동수단과 관련된 모든 것으로 확대했다.
 
◇증강현실 운전 시스템부터 비행선까지
 
이날 열린 본선에 오른 최종 10개 팀들은 회사로부터 제작비, 작품 제작 공간 등을 지원받아 약 5개월 동안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했다. 각 팀은 증강현실을 활용한 운전 시스템부터 사막화 방지 비행선까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의 의미를 구현한 차세대 이동수단을 대거 선보였다.
 
이날 심사 결과 1위인 대상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자동차 각 부분을 악기로 새롭게 탄생시킨 ‘유캔콘서트’팀이 선정됐다.
 
이들이 개발한 차량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두드리거나 브레이크 패달 밑에 있는 센서, 뒷자석의 시트 등을 손으로 치면 드럼과 펑커션 등 각종 타악기가 연주된다. 또 조수석에는 전자패드와 태블릿PC를 설치해 피아노 건반 연주도 가능케 해 밴드 연주를 할 수 있다. 자동차가 작은 음악연습실로 변모하는 것이다.
 
유캔콘서트팀의 김동규 멀티미디어 설계2팀 연구원은 “이 차량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차가 막히면 핸들을 손으로 툭툭 두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음악 소리를 통해 재밌게 시간을 보내보자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며 “개발 과정에서 차량 정차 시 음악연습실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까지 확대됐고, 이렇게 각종 악기 연주가 가능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체 자체가 커다란 바퀴가 돼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까지 가능한 원동형 자동차를 개발한 '오리진'팀. 사진/ 현대차
 
2등인 최우수상은 차체 자체가 커다란 바퀴가 돼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원통형 자동차를 개발한 ‘오리진’팀이 차지했다. 오리진팀은 “이 차량은 주차 공간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자율주행도 극대화 할 수 있다”며 “긴급 상황 발생 시 좁은 골목길에도 진입이 가능해 다양한 공공기관에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손과 발이 없는 장애인도 머리만을 이용해 운전할 수 있는 이동수단을 선보인 '오체불만차'팀. 사진/ 현대차
 
3위인 심사위원특별상에는 ‘오체불만차’팀이 선정됐다. 이들은 손과 발이 없는 장애인도 머리만을 이용해 운전할 수 있는데 중점을 뒀다. 이들이 개발한 FR 모듈을 휠체어에 간단히 장착하기만 하면, 어떤 승차자라도 머리 부분에 위치한 헤드레스트의 네 면을 머리로 터치해 조향 및 구동이 손쉽게 가능하다.
 
이밖에도 이동수단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제 3세계 국가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막화 방지 비행선인 ‘라이프 제플린(Life Zeppelin)’,자전거 페달을 돌려 정수와 세탁을 동시에 처리해 아프리카를 구하는 ‘와프리카(Wafrica)’, 태양열을 동력원으로 해 상황에 맞게 3단계로 변형이 가능한 ‘솔라 드림(Solar Dream)’ 등의 이동수단이 등장했다.
 
또 증강현실을 이용해 실제 보이는 환경에 가상의 구조물을 합성할 수 있는 있는 ‘드라이빙 익스팬션(Driving Expansion)’, 실제 운전자가 경험하는 것을 함께 보고 느끼며 원격으로 대신 운전하는 시스템인 ‘아바타 드라이브(Avatar Drive)’ 등 가상현실(VR)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반영된 작품들도 선보였다.
 
◇양웅철 부회장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
 
이날 다른 그룹 임원들과 함께 심사위원을 맡은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예년에 비해 아이디어가 훌륭했고 자동차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연구원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원격주행 기술은 자율주행차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날 소개된 기술들의 향후 상용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편 양 부회장은 현대차가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 외에도 전기 충전을 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부문의 개발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양 부회장은 “친환경차 부문은 전 분야에서 개발 중이고,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 여름 내놓은 PHEV가 속도를 내고 있고, 전기차도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탄력을 받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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