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잃는 중국 조선업에 국내업체 반사이익?

입력 : 2015-10-14 오후 3:33:49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중국 조선업이 최근 3년 사이 극심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해당 업계는 전세계 수주량 자체가 급감한 탓에 여전히 우울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하나금융투자의 '중국 조선업의 경쟁 이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4개 조선소의 선박 수주량은 185척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한 반면, 중국 주요 9개 조선소들은 72척으로 35.1% 급감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업 실력은 인도실적인데, 중국 조선업의 선박 인도량은 2012년 이후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지난해부터 한국의 선박 인도량은 중국을 상회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상선 분야에서 중국과 일본의 경쟁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선을 1척이라도 계약한 조선소의 경우 한국은 지난해와 올해 15개로 변화가 없다"며 "반면 중국은 지난해 66개에서 올해 33개로, 일본은 52개에서 34개로 줄어 상선분야 경쟁자 수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중·일 3국의 올해 9월까지 선박 누적수주량을 살펴보면 한국이 877만4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뒤이어 중국 633만1000CGT, 일본 598만6000CGT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의 선박 수주량이 중국을 상회한 것은 2011년 이후 4년만의 일이다.
 
이같은 변화는 최근 전세계 조선시장에서 선박의 품질이 주요 경쟁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벌크선과 중형 탱커, 중형 컨테이너선 등 상대적으로 기술력보다는 가격경쟁력이 핵심인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친환경LNG선이나 대형 컨테이너선에서는 기술력이 한국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은 이같은 중국의 부진에도 마냥 웃을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세계 선박 시장의 발주 자체가 급감한 만큼 반사이익에 따른 수주량의 증가는 큰 도움이 못된다는 평가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업체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중국 업체들의 잦은 인도 지연 등으로 한국 선박을 선호하는 선주들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발주량 자체가 작아 반사이익에 의미를 부여할 처지가 못된다"고 토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대표적 고연비·친환경 선박인 머스크 1만8270TEU 시리즈의 첫 호선인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사진/대우조선해양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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