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2·3세 경영…관건은 '사업다각화'

중견건설사에서 대기업까지, 주력 사업외 진출로 영향력 쌓기

입력 : 2015-10-18 오전 10:47:00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최근 건설업계가 2·3세 경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중견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의 주택사업 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다 앞서 주택호황기 이후 급격한 침체를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건설업계에 '젊은 피'가 수혈된 만큼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업계 최초로 3세 경영을 본격화 한 대림산업(000210)이다.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 경영통계학과,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과 석사를 마친 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경영기획부에 입사했다. 건설과 석유화학 양대 부분의 거의 모든 직급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은 그는 2011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3세 경영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 도입 등 대림산업 변화의 중심에서 각종 혁신적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기술개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 고부가가치 상품인 고강도 폴리에틸렌 생산에도 성공하는 실적을 남긴 바 있다.
 
최근 그는 기존에 회사가 영위하던 사업 외에 호텔·주택관리·에너지사업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작년 12월 서울 여의도에 '글래드 호텔'을 개장하고 본격적으로 호텔사업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는 부동산개발, 임대 및 공급업을 주로 하는 청진이삼프로젝트와 증기·냉온수 공급 전문회사인 서남그린에너지를 계열사로 각각 편입했다.
 
선친이자 국내 최초의 국산차 포니를 생산한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차(005380)를 경영하던 정몽규 현대산업(012630)개발 회장도 대표적인 2세 경영자다. 그는 현대그룹의 사업 분할 이후 1999년 취임한 뒤 토목, 플랜트, SOC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하면서 건설업계 '톱10'에 진입했다. 지난해 창립 최초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1년 만에 흑자전환을 기록한데 이어 최단 기간 재무구조개선약정까지 종료하며 위기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건설업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외에 다른 포트폴리오가 없었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7월 호텔신라와 손잡고 시내면세점 유치에 성공, 용산 아이파크몰 문화관 지상 3층부터 5개 층에 2만7400여㎡ 규모의 HDC신라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계룡건설(013580)산업의 경우 작년 12월 이인구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이승찬 부사장을 공동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두산건설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2002년 계룡건설에 이사로 입사해 상무, 총괄부사장 등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승찬 사장은 자동차 유통, 여신금융업, 장묘사업, 산업단지 분양대행업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호황세를 타고 전국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은 창업주 2세들의 작품이다. 우미건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인 이석준 사장은 '우미린'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정대식 금성백조주택 부사장도 정성욱 회장의 장남으로, 아파트 브랜드 '예미지'를 만들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건설업계에 '젊은 피'가 수혈되고 있다. (좌로부터)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사장,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정대식 금성백조주택 부사장.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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