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최진철(44)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강호' 브라질을 제치고 첫 승리를 신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따낸 브라질 상대 승리이자 최초 무실점 승리 기록이다.
한국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칠레 코킴보 에스타디오 프란시스코 산체스 로모로소에서 진행된 브라질과의 2015 FIFA 칠레 U-17 월드컵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장재원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기며 16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조내 유일한 1승(승점 3점)팀이 되면서 B조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강력한 우승 후보이던 브라질은 이날 1-1로 비긴 잉글랜드·기니(이상 승점 1점)에도 뒤지는 조 최하위 팀이 됐다.
한국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은 2번을 겨뤘고, 모두 졌다. 성인 대표팀의 경우에도 1999년 열린 친선경기에서 김도훈 인천 감독의 결승골로 승리한 경기가 브라질전 유일한 A매치 승리다. 또한 한국은 메이저 대회 첫 경기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아 이번에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18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의 에스타디오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모로소 경기장서 진행된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예선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 한국 장재원이 선취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경기 초반 브라질에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고 공 점유율도 브라질이 높았지만 막상 브라질은 한국 수비진에 시종일관 막히면서 점수를 내는 데 실패했다. 박명수(대건고)-이상민(현대고)-최재영(포항제철고)-윤종규(신갈고)로 구성된 수비진은 브라질의 화려한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특히 이승우(FC바르셀로나)-유주안(매탄고) 투톱을 가동한 한국의 공격이 돋보였다. 전반 8분에 나온 김정민(금호고)과 이승우의 잇따른 슈팅은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케 하며 한국 팬들에게 기대감을 줬다. 전반 23분 브라질의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박명수가 시도한 왼발 슈팅은 비록 수비진에게 차단됐지만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반 종료 직전 최재영이 상대 선수와 공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고, 끝내 선수 교체가 이뤄지며 최재영 대신 이승모(포항제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후반전은 한국이 분위기를 잡았다. 측면의 박상혁(매탄고)과 김진야(대건고)가 돋보였다. 다만 한국은 최종 패스에서 세밀함이 부족해 아쉬운 탄식을 자아냈다.
'0의 행진'이 계속해서 이어지던 중 마침내 경기 후반 막판 한국의 골이 터졌다. 후반 34분 김진야가 오른쪽 측면 돌파 직후 이상현(경남FC)에게 볼을 건넸고, 이상헌은 뒤에서 기다리던 장재원에게 공을 보냈다. 장재원은 이를 바로 슈팅으로 이어 점수를 냈다.
한국에 점수를 내준 브라질은 지오바네가 퇴장까지 당해 수적인 열세에 몰렸다. 리드를 잡은 한국은 수적인 우위까지 앞세워 경기 막판 브라질 총공세를 막았고 결국 조별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